판례 해설과실 판단 기준

수술 뒤 관찰 과실과 책임 제한, 제왕절개 뒤 깨어나지 못한 산모의 흔들린 활력징후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이 판결은 과실을 인정하면서도, 병 자체의 위험을 들어 배상 책임을 덜어 낼 수 있는지를 보여 줍니다. 제왕절개로 출산한 산모가 마취에서 오래 깨지 못했고, 그날 오후부터 몸에 열이 나고 맥이 빨리 뛰었습니다. 이튿날 새벽 갑자기 숨이 가빠진 끝에 숨졌고, 대법원은 병원 쪽 과실을 인정하면서도 배상 책임의 크기를 덜어 낸 원심 결론까지 함께 지켰습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2000. 1. 21.
사건
98다50586 · 민사
결론
피고 상고 · 원고 부대상고 모두 기각

무엇을 다퉜나

소를 낸 쪽은 숨진 산모의 가족 셋이고, 피고는 병원을 운영한 의료법인입니다.

  • 먼저 산모는 보통의 제왕절개 환자와 달리 수술 뒤 열여섯 시간가량 마취에서 완전히 깨지 않았거나, 다른 원인으로 저항력이 떨어진 반혼수 상태였습니다.
  • 그리고 수술한 날 오후부터 체온이 오르고 혈압이 내려가며, 맥박과 숨이 빨라졌습니다.
  • 원심이 본 과실은, 의사와 간호사들이 이를 살피지 않아 깊은 정맥의 혈전과 폐전색증이 생겼거나 생길 수 있음을 빨리 알아채지 못한 것입니다.
  • 그래서 손쓸 때를 놓쳤고, 병원은 의사들의 사용자로서 배상하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병원 쪽은 과실과 책임 비율을, 가족 쪽은 책임 비율을 들어 함께 상고했습니다.

법원이 본 것

잣대는 그 병원 사정이 아닌 규범의 수준 판시사항 [1] · 이유 1

우선 대법원이 짚은 것은, 생명을 다루는 일의 성질상 의사에게는 최선의 주의가 요구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 잣대는 진료하던 때 임상 현장이 실제로 따르던 의료수준이되, 마땅히 갖춰야 할 규범의 눈높이로 읽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즉 의사 한 사람의 경험이나 병원이 처한 사정이 기준을 끌어내리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과실과 사망의 연결 판시사항 [2] · 이유 1

환자 쪽 입증을 가볍게 해 주는 앞선 판결들의 틀은 이 사건에도 그대로 쓰입니다. 원심은 그 틀대로 과실과 사망을 이었고, 상고심은 이 연결을 흔들지 않았습니다.

책임을 줄인 까닭 판시사항 [3] · [4] · [5] · 이유 2

환자가 탓할 일 없는 타고난 체질이나 병 자체의 위험이라도, 그것까지 병원에 다 지우는 게 공평하지 않다면 배상액을 정할 때 덜어 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원심이 든 사정은, 이 병이 제왕절개 산모에게도 드물고 진단과 예방이 쉽지 않으며, 생기면 목숨을 잃는 일이 많다는 점입니다. 또 대표 증세인 갑작스러운 호흡곤란이 나타난 뒤의 응급처치에는 별다른 잘못이 없었다는 점도 보탰습니다.

제때 진단했더라도 살리지 못했을 수 있다는 점까지 더해, 원심은 병원이 질 책임을 일정 부분으로 한정한 것입니다. 대법원은 그 비율을 정하는 일은 형평에서 크게 어긋나지 않으면 사실을 심리한 법원의 재량이라며, 높다는 쪽과 낮다는 쪽의 상고를 함께 물리쳤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혈전이 수술의 어느 과정에서 생겼는지까지는 원문이 짚지 않았습니다.
  • 또 수술한 의사 개인의 책임은 따로 다뤄지지 않았고, 책임을 진 쪽은 사용자인 병원입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과실이 있었느냐와 얼마를 물릴지는 따로 저울에 올랐습니다. 진단과 예방이 어려운 병이라는 사정은 과실을 지우지 않았지만, 책임의 크기에서는 무게를 얻었습니다.

의료인이라면

수술 뒤 회복이 통상과 달리 늦고 활력징후가 흔들린 시간대가 과실 판단의 중심에 놓였습니다.

호흡곤란이 나타난 뒤의 응급처치가 적절했다는 사실은 책임을 덜어 내는 사정으로 따로 셈해졌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수술 뒤 체온과 혈압, 맥박이 흔들릴 때 누가 어떻게 살폈는지가 과실을 가른 사실이었습니다.

과실이 인정되어도 병의 성질 때문에 배상이 손해 전부에 미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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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법원 2000. 1. 21. 선고 98다50586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