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 대법원
- 선고
- 1999. 11. 23.
- 사건
- 98다21403 · 민사
- 결론
- 파기환송(병원 운영자 상고 · 의료인 쪽 승)
무엇을 다퉜나
1994년 8월 새벽 1시쯤 환자는 오토바이를 몰다 가로등에 부딪혀 기흉 · 혈흉 등을 입었고, 경찰관이 그를 병원 응급실로 데려갔습니다. 그런데 그날 밤 응급실을 혼자 지키던 이는, 인턴 과정을 마친 일반의 한 명입니다.
- 01:40쯤 당직의는 문진 · 청진 · 동공 · 혈압 · 맥박을 보았고, 호흡이 불규칙하고 의식이 흐렸지만 측정값에 특이 소견이 없어, 흉부좌상이나 골절 탓으로 보고 수액과 X선 촬영을 지시했습니다.
- 02:05쯤 다른 환자를 진료하던 당직의는 수액 공급 실패와 혈압 · 맥박 변화를 보고받았는데, 이를 흥분에서 온 일시 증상으로 여긴 것입니다.
- 02:50쯤 호흡곤란 보고에 산소 · 수액을 지시했고, 환자가 몸을 움직여 촬영이 안 된다는 말에 흉부만이라도 먼저 찍게 했습니다.
- 그리고 03:10쯤 X선으로 왼쪽 긴장성 기흉을 알고 기관지삽관을 했습니다. 다만 흉관삽관 경험이 없어 인공호흡을 하며 03:30쯤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보냈고, 환자가 숨진 것은 03:55쯤입니다.
원심은 기도 확보 · X선 촬영 독촉 · 전원 · 흉관삽관 네 갈래를 과실로 묶어 병원 운영자에게 손해를 물렸습니다. 그러자 운영자는 사인과 과실 판단을 다투며 상고했습니다.
법원이 본 것
사인 이유 1
먼저 숨진 원인을 긴장성 기흉으로 본 원심의 사인 판단은, 상고심에서 흠 없이 통과한 대목입니다.
누구를 표준으로 재나 판결요지 [1] · 이유 2 다
앞선 판례는 의료인의 과실을, 같은 일을 맡은 평균적 의료인의 주의에 견주어 재고 당시 의학 수준, 진료하던 곳의 여건, 그 의료행위만의 성격까지 함께 보라고 합니다.
대법원은 혼자 야간 응급실 당직을 서던 이 일반의의 과실을, 전문의가 아닌 일반의를 표준으로 삼고 당시 진료 환경과 야간응급의료의 특수성을 고려해 따질 일이라고 했습니다.
기도 확보와 X선 촬영 이유 2 다
우선 환자는 도착 때 스스로 숨을 쉬고 있어 기도를 확보할 필요가 보이지 않았고, 사인인 긴장성 기흉은 기도 확보와 상관이 없었으니, 이 두 사정으로 기도 확보 대목의 과실은 지워졌습니다.
X선이 늦어진 주된 까닭은, 환자가 계속 심하게 몸을 움직였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응급실에는 의사 1명 · 간호사 2명 · 방사선사 1명뿐이었고, 의사와 간호사는 다른 응급환자를 보던 중입니다.
또 당직의는 촬영 실패를 듣자 흉부만이라도 먼저 찍으라고 바로 지시했습니다. 판결은 그때 응급의료 규칙이 응급실 전담인력으로 방사선사를 요구하지도 않았다는 점도 함께 봅니다.
검사와 지시 전달, 현상에도 시간이 들었으므로, 대법원은 도착부터 판독까지 1시간 30분이란 시간만으로 촬영 지연을 배상책임 있는 과실로 단정하는 것은 무리라고 했습니다.
전원과 흉관삽관 이유 2 다
호흡곤란이 있고 수액 · 산소 공급에 실패했다고 해서, 곧바로 전원할 의무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또 초응급 상태임을 모른 채 다른 응급환자를 치료하며 바로 옮기지 않은 것도 대법원은 과실 쪽에 넣지 않았습니다.
반면 X선을 보기 전에 증세와 청진으로 기흉을 빨리 알아채지 못한 점, 흉관삽관 없이 다른 병원으로 보낸 조치는 남았습니다. 이 둘은 야간 당직 일반의에게 요구되는 의료지식을 잣대로 다시 재야 할 몫입니다.
그 잣대를 대려면 증세와 청진으로 기흉을 알아내는 데 드는 지식, 흉관삽관에 드는 전문지식의 수준과 시술 위험의 정도부터 심리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원심은 그 심리 없이 기흉 진단과 흉관삽관 대목까지 과실로 묶었고, 대법원은 의료과오 법리 오해와 심리 미진을 이유로 원심을 깨고 두 대목을 다시 재게 했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대법원이 과실이 아니라고 본 것은 기도 확보 · X선 촬영 · 곧바로 전원하지 않은 점 셋입니다. 기흉 진단과 흉관삽관 대목은 심리가 모자랐다는 이유로 원심을 깼습니다.
- 그래서 남은 상고이유에는 대법원의 판단이 실리지 않았습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이 판결은 과실을 재는 잣대를 그 자리에 선 사람에게 맞춥니다. 혼자 야간 응급실을 지키던 일반의에게 전문의 기준을 그대로 대지 않았습니다.
의료인이라면
이 판결은 혼자 야간 응급실 당직을 선 일반의의 과실을, 전문의가 아닌 일반의를 표준으로 당시 진료 환경과 야간응급의료의 특수성을 고려하면서 재라고 했습니다.
판결은 다른 응급환자를 보던 사이 X선 촬영과 판독까지 1시간 30분이 걸린 사정을, 그것만으로 법적 과실로 보기 힘들다며 응급실 인력 사정과 함께 읽었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대법원은 사인을 긴장성 기흉으로 본 원심을 유지하면서, 기흉 진단과 흉관삽관 대목은 일반의에게 요구되는 지식 수준을 심리해 가리라고 돌려보냈습니다.
또 이 판결에서 흉관삽관에 드는 전문지식의 수준과 그 시술의 위험 정도는 원심이 먼저 심리해야 할 대목으로 꼽혔습니다.
과실 판단 기준 더 보기
같은 쟁점의 판례
- 의료과실의 추정과 설명의무, 결과만으로 과실을 추정하지 않음대법원 2005다5867
- 후유장해와 과실 추정대법원 2017다203763
- 수술 뒤 감염과 과실 추정대법원 2024다204665
출처 · 대법원 1999. 11. 23. 선고 98다21403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