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설명의무

설명의무, 만 명에 한 명꼴 마취 부작용도 알렸어야 했을까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꼬리뼈 통증 말고는 건강하던 고3 학생이 전신마취로 꼬리뼈 절제술을 받은 뒤 전격성 간염 등으로 숨졌습니다. 드문 마취 부작용이라도 목숨이 걸린 위험이면 알렸어야 한다며, 설명 누락과 사망의 인과까지 받아들인 원심 결론이 상고심에서도 그대로 섰습니다. 이 판결은 드물게 일어나는 부작용도 설명해야 하는지, 그리고 설명이 빠진 것으로 사망 손해까지 물을 수 있는지를 함께 보여 줍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1996. 4. 12.
사건
95다56095 · 민사
결론
상고 모두 기각

무엇을 다퉜나

이 소송은 학생의 부모 등이 수술과 마취를 맡은 의료진을 상대로 낸 것입니다.

  • 학생은 대학입시를 준비하던 고교 3학년이었고, 꼬리뼈 통증은 그 자체로 생명에 지장을 주는 병이 아니었습니다.
  • 의료진은 수술 말고 다른 치료법이 있는지, 수술이 꼭 필요한지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 또 간기능검사 같은 기본검사만 하고, 이 마취제를 쓰면 안 되는 경우에 대비해 살폈어야 할 병력은 미리 조사하지 않은 채 수술실 문진 뒤 바로 수술한 것입니다.
  • 같은 의료진에게 할로테인 마취로 수술받은 학생의 이모가 고열 등 이상 증세를 보이기 시작한 직후였습니다.
  • 할로테인은 1만 명에 1명 정도 비율로 수술 뒤 황달, 전격성 간염, 간괴사를 일으킬 수 있다고 알려진 마취제입니다.

의료진은 드문 부작용까지 알릴 의무는 없고, 설명이 빠진 것과 사망 사이에 인과도 없다며 상고했습니다.

법원이 본 것

설명의 목적, 환자의 선택 판결요지 [1] · 이유 제2점

몸에 위험이 따르는 수술에 동의를 얻으려면, 의사는 환자나 그 가족에게 지금 병이 어떤지, 무슨 치료를 무슨 까닭으로 하는지, 어떤 위험이 따를 수 있는지를 당시 의료 수준에서 상당한 범위로 일러 줘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야 환자가 필요와 위험을 견주어 받을지 말지를 스스로 고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부작용 가능성이 낮다고 설명이 면제되지는 않고, 그 치료에 으레 따라붙는 위험이나 한번 생기면 회복이 안 되는 무거운 위험은 드물게 일어나도 설명 대상에 든다고 했습니다.

이 사건 마취제의 간 손상은 생명을 앗을 만큼 중대한 위험이었으므로 설명 대상에 듭니다. 보험 진료에서 간기능검사에 이상이 없으면 이 마취제를 쓰는 것이 현실이라는 사정도 설명 대상이라는 판단을 흔들지 못했습니다.

설명 누락으로 사망 손해 전부를 구하려면 판결요지 [2] · 이유 제3점

선택권을 잃은 아픔을 달래는 위자료에 그치지 않고, 죽음으로 생긴 모든 손해를 설명의무 위반으로 구하려면 두 가지가 갖춰져야 한다고 했습니다.

  • 설명을 빠뜨린 정도가, 실제 치료 과정에서 지켜야 할 주의를 어긴 것과 맞먹을 만큼 무거울 것
  • 그 누락이 사망으로 이어졌다는 인과가 입증될 것

이 사건은 그 선을 넘은 경우로 정리됐습니다. 생명에 지장이 없는 병이었고 이모에게 이상 증세가 막 나타난 때였는데도, 수술이 불가피했는지도, 마취제 부작용도 알리지 않았습니다.

그 설명을 들었다면 학생이나 부모가 수술을 받지 않거나 그 마취에 동의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는 것입니다.

원심의 사실 판단 이유 제1점

다른 치료법과 수술의 불가피성을 설명하지 않았다는 점, 기본검사만 하고 병력 조사를 건너뛰었다는 점도, 원심이 증거로 인정한 사실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다른 마취 방법을 썼다면 결과가 달랐을지는, 판결 이유가 견주어 보지 않은 대목입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이 판결은 알릴 위험을 확률 하나로 거르지 않고, 그 위험이 얼마나 무거운지와 그 치료에 늘 따르는 것인지를 함께 보았습니다. 수술이 급하지 않았다는 점은, 들었다면 다르게 골랐을 수 있다는 결론으로 이어졌습니다.

의료인이라면

대법원은 설명 대상을 정할 때 빈도보다 위험의 무게와 전형성을 앞에 두었습니다.

설명 누락으로 사망 손해 전부를 지우려면, 주의의무 위반과 같은 정도의 위반과 사망과의 인과가 따로 입증돼야 한다는 선도 이 판결이 함께 그었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흔치 않은 부작용이라도 생명에 걸린 것이었다면 설명 대상으로 다뤄졌습니다.

설명이 빠졌다는 사실만으로 사망 손해 전부가 인정되지는 않았고, 급하지 않은 수술이었는지 같은 사정이 함께 따져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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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쟁점의 판례

출처 · 대법원 1996. 4. 12. 선고 95다56095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