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 대법원
- 선고
- 1997. 7. 22.
- 사건
- 95다49608 · 민사
- 결론
- 원고들과 피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
무엇을 다퉜나
백내장 수술을 받은 환자와 그 가족이, 수술한 병원을 운영하는 재단과 집도한 안과 의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입니다. 1심 판결 이유를 끌어와 원심이 확정한 사실은 아래와 같습니다.
- 환자는 한쪽 눈의 백내장이 심해서 수술을 권유받았고, 수정체를 없애고 인공수정체를 넣는 수술을 받은 것입니다. 다만 수술 중 수정체를 싼 막의 뒤쪽(후낭)이 찢어져 앞쪽 유리체를 잘라 내는 처치를 더했고, 인공수정체는 눈의 앞방에 넣었습니다. 원심이 적은, 이 수술에서 후낭이 찢어지는 빈도는 3~22%입니다.
- 수술 뒤 시력은 0.5와 0.7을 거쳐 몇 달 안에 0.9까지 올라 거의 정상이 됐습니다.
- 그런데 수술 뒤 약 8개월이 지나자, 환자는 다른 안과에서 눈부심을 말하게 됩니다. 그 의사는 따로 치료할 병을 찾지 못해서, 수술한 병원에서 백내장 수술과 관련이 있는지 가려 보라고 권한 것입니다.
- 이틀 뒤 집도 의사의 검진에서 시력은 1.0, 안압은 정상보다 조금 높았습니다. 이때 환자는 눈앞에 무언가 떠다니는 증상(비문증)을 말했는데, 의사는 근시가 있는 눈에 흔한 증상이라며 먹는 약을 처방하면서 결막염 증세가 있다고 보아 항생제 안약도 주었습니다.
- 그런데 약을 먹던 중 코 쪽 시야가 가렸고, 1주일쯤 뒤에는 사물이 흑백으로 보이며 물결처럼 흔들려 보이게 됩니다. 다른 병원들에서 망막박리로 진단받았고, 여러 차례 망막 수술을 받았지만 시력장애가 남을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또한 원심은 기록에서 이런 의학 지식도 인정했습니다.
- 백내장 수술은 유리체가 망막에서 떨어지는 일(후유리체박리)을 늘리고, 망막을 끌어당겨 구멍(열공)을 내 망막박리를 부를 수 있다는 점입니다.
- 비문증은 후유리체박리 말고도 눈 속 출혈이나 염증으로 생깁니다. 망막에 열공이 생길 때 번쩍임이나 비문증을 느끼기도 하지만, 아무 증상이 없기도 합니다.
- 안압과 시력이 정상이고 번쩍임 · 비문증 · 주변 시야장애를 호소하지 않으면 대개 망막박리를 의심하지 않습니다. 반면 의심 증상을 말할 때는 안저검사 · 초음파검사 등을 하는데, 이 검사들은 기간과 비용 때문에 모든 환자에게 그때 늘 하던 검사는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원심은 검진에서 망막박리 검사를 하지 않은 것을 과실로 보지 않았습니다. 그 검진에서 눈부심이나 번쩍임(현휘)을 말했다는 증거가 없고, 구체적인 망막박리 증상은 검진 1주일쯤 뒤에 나타났으며, 검진 때 열공이나 박리가 있었는지도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설명은 달리 보았습니다. 원심은 의사가 수술 전에 수술과 그 후유증, 수술을 받지 않으면 생길 결과를 설명하지 않았다고 인정했습니다. 또 수술 앞뒤로 백내장 수술도 망막박리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 역시 알리지 않았다는 판단입니다.
특히 수술 중 후낭이 찢어져 그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점, 중간 정도 이상의 근시인 사람은 심한 활동으로도 망막박리가 올 수 있다는 점을 알려 대비하게 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환자가 망막박리의 증상과 예방, 진단과 치료 방법, 치료가 늦어지면 어떻게 되는지까지 미리 대비할 기회를 놓쳤다고 보았습니다. 결국 예기치 못한 결과로 환자와 가족이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며 피고들에게 위자료를 물게 한 것입니다.
환자 쪽은 검진의 과실을, 병원 쪽은 설명의무와 위자료를 다퉈 함께 상고했습니다.
법원이 본 것
검진 때 망막박리 검사를 하지 않은 일 판결요지 [1] · 이유 1 나
먼저 대법원은 원심이 확정한 사실에서 이 검진이 놓인 사정을 짚었습니다.
환자는 수술을 받은 뒤 일단 정상으로 돌아온 것으로 보였습니다. 또 검진 때 말한 비문증은 후유리체박리뿐 아니라 눈 속 출혈이나 염증으로도 생기는 증상입니다.
게다가 그 검진은 수술 뒤 6개월, 곧 후유증이 흔히 나타난다고 예상되는 기간을 이미 넘긴 때였습니다. 시력과 안압 같은 눈의 상태도 망막박리 같은 수술 후유증의 징후로 볼 수 없었습니다.
그러니 그 검진을 오진이라 하거나, 그날 망막박리를 가려 보는 검사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것을 과실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 진단이나 검사를 하지 않은 일을 시각장애의 직접 원인으로 단정할 수도 없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입증책임을 뒤바꾼 잘못도 없다며, 이 대목의 환자 쪽 상고는 이유 없다고 했습니다.
수술 앞뒤로 설명할 것 판결요지 [2] · 이유 2 가
판결은 먼저 설명이 필요한 때를 들었습니다. 수술을 하는 동안이나 그 뒤에 좋지 않은 결과가 날 개연성이 있는 의료행위를 할 때에는, 응급한 환자가 아니고 따로 사정이 없는 한 의사는 환자나 법정대리인에게 알려야 한다고 했습니다.
알릴 것은 병의 상태와 치료의 내용 · 필요성, 그 치료로 생길 것이 예상되는 위험으로, 그때의 의료 수준으로 보아 알릴 만한 사항입니다. 환자가 그 치료가 얼마나 필요하고 얼마나 위험한지 충분히 비교해 본 뒤 받을지 말지를 고를 수 있게 하라는 뜻입니다.
그에 더해 의사는 진료 목적을 이루도록 환자나 보호자에게 요양하는 방법과 건강을 지키는 데 필요한 것을 자세히 알려, 후유증에 대비하게 할 의무도 진다고 했습니다.
다만 설명을 빠뜨린 데 대한 위자료를 구할 때에도, 환자에게 일어난 무거운 결과는 그 의사의 의료행위에서 비롯된 것이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 대목만큼은 병원 쪽 상고이유가 내세운 대로라는 것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 망막박리 가능성의 설명 이유 2 나 · 다
대법원은 수술 전후에 망막박리 가능성과 대비할 점을 설명하지 않았다고 보아 위자료를 인정한 원심 판단이 위 법리에 맞는다고 했습니다. 즉 설명의무의 범위나 위자료를 물리는 설명의무에 관한 법리를 잘못 이해한 것도 아니라는 판단입니다.
한편 병원 쪽은 원심 이유가 서로 어긋난다고도 다퉜습니다. 원심은 망막박리가 수술의 잘못이나 잘못된 수술의 후유증에서 왔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하면서, 망막박리가 그 백내장 수술로 생긴 결과라고는 인정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 둘이 서로 모순되는 관계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수술에 잘못이 있었다고 단정하지 못하는 것과, 결과가 그 수술에서 비롯됐다는 것은 함께 설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원고들과 피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비문증을 말한 환자에게 어느 때 망막 검사를 해야 하는지는 따로 기준으로 세우지 않았습니다. 판결은 지난 기간과 시력 · 안압 상태, 비문증의 여러 원인을 함께 놓고 이 검진 하나를 본 것입니다.
- 위자료가 얼마였는지, 그 액수가 알맞은지는 판결 이유에 나오지 않습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검진에는 과실을 묻지 않았지만, 설명에는 위자료를 물렸습니다. 검진을 잰 것은 그때 보인 징후와 수술 뒤 지난 기간이고, 설명을 잰 것은 생길 수 있는 후유증에 환자가 대비할 수 있었는지입니다.
의료인이라면
판결은 수술 뒤 일단 회복된 경과, 판결이 통상의 후유증 발생기간으로 본 6개월을 넘긴 시점, 검진 때의 시력과 안압을 함께 보고 검사를 하지 않은 판단을 과실로 단정하지 않았습니다.
수술 중 생긴 일로 후유증 가능성이 커졌다면, 그 점과 대비할 방법도 알릴 대상으로 원심이 들었고 대법원이 받아들였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수술 뒤 망막박리가 생겼다는 사정 하나로 그 검진을 잘못으로 보지는 않았습니다.
위자료는 후유증의 증상과 예방 · 치료에 대비할 기회를 잃은 데 대해 인정됐고, 그 결과가 수술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전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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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법원 1997. 7. 22. 선고 95다49608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