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과실 판단 기준

마취 중 에피네프린 주사 뒤 관찰과 국가배상, 군의관이 맡은 방위병의 입술 교정수술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마취 중 에피네프린을 주사한 뒤 무엇을 지켜봐야 했는지, 그리고 원심의 덧붙인 판시를 대법원이 어떻게 가려냈는지부터 보시면 됩니다. 공군 의료기관의 군의관들이 그 부대 방위병에게 구순열 교정수술을 하던 중 심장이 멈췄고, 방위병은 끝내 숨졌습니다. 그 뒤 군의관들에게 과실이 있고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고 본 원심 판결은 국가의 상고가 기각되어 확정됐습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1994. 12. 27.
사건
94다35022 · 민사
결론
상고기각(국가 상고 · 환자 측이 이김)

무엇을 다퉜나

다툰 것은 군의관의 수술이 직무집행인지, 그리고 마취와 주사 과정에 과실이 있었는지입니다. 소송은 숨진 방위병 쪽 네 사람이 국가를 상대로 냈는데, 원심에서 진 국가가 상고했습니다.

  • 먼저 국가는 이 수술이 국가배상법이 말하는 공무원의 직무집행에 해당하는지부터 다퉜습니다. 수술은 기관장과 진료부장의 지시로 마취과 · 성형외과 과장인 군의관들이 그 기관 수술실에서 한 것입니다.
  • 또 원심은 마취와 주사 과정에서 군의관들의 과실을 인정했고, 국가는 이 판단도 다퉜습니다.

법원이 본 것

군의관의 수술도 직무집행 이유 첫 문단

대법원은 군의관들이 지시를 받아 소속 방위병에게 교정수술을 한 것을 국가배상법의 공무원 직무집행으로 본 원심 조치를 정당하다고 받아 주었습니다.

주사 뒤 지켜보지 않고 절개 판시사항 · 이유 둘째 문단

할로탄으로 전신마취한 상태에서 출혈을 줄이려 에피네프린을 쓰면 부정맥, 심하면 심정지가 올 수 있다는 점은 의학계에 잘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소량을 국소마취제에 묽혀 천천히 넣어야 하고, 피가 잘 도는 얼굴에 넣을 때는 더 신중히 살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군의관들은 윗입술에 에피네프린을 주사한 뒤 부정맥이나 심정지 징후가 없는지 여유를 두고 지켜보지 않고 곧바로 절개를 시작했고, 원심과 대법원 모두 여기서 과실을 찾았습니다.

이후 절개한 뒤에야 출혈이 매우 적고 혈압이 크게 떨어진 것을 알아차린 것입니다. 응급처치로 혈압과 맥박은 돌아왔지만, 심정지에서 이어진 폐부종과 저산소성 뇌손상 등으로 방위병은 숨졌습니다.

마취제를 고른 것은 과실이 아니다 이유 셋째 · 넷째 문단

한편 원심은 할로탄 대신 다른 마취제가 권장된다는 사실을 들어, 그것을 쓰지 않은 것도 과실이라는 취지로 판시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다른 약이 권장되는 데 그치고 할로탄도 널리 쓰이는 이상, 그 판시는 잘못이라고 했습니다.

다만 주사 뒤 지켜보지 않은 과실이 인정되는 이상, 그 잘못은 판결 결과를 바꾸지 않는다고 봅니다.

과실은 원고가 증명한다 이유 다섯째 문단

나아가 원심은 군의관들이 에피네프린을 너무 많이 쓰거나, 덜 섞거나, 빨리 주사하지 않았는지도 의심스럽다고 덧붙였습니다.

대법원은 불법행위 과실의 증명책임은 원고에게 있다며, 이 대목은 증명책임을 뒤바꾼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래도 덧붙인 설시에 불과해서 결론까지 흔들지는 못한 셈입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먼저 배상 금액과 그 셈법은 대법원이 다룬 물음 밖이었습니다.
  • 에피네프린의 양 · 섞은 비율 · 주사 속도에 잘못이 있었는지는 과실로 확정된 대목이 아닙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정리하면 원심은 과실 하나에 두 대목을 더 얹어 넓게 적었습니다. 반면 대법원은 그중 주사 뒤 관찰을 건너뛴 하나로 결론을 받치고, 마취제 선택과 주사량 의심 두 대목은 잘못된 판시라고 가려냈습니다.

의료인이라면

널리 쓰이는 마취제를 고른 것은, 다른 약이 더 권장된다는 사정만 들어 과실로 묶을 수는 없었습니다.

또 약의 양이나 주사 속도에 대한 막연한 의심을 과실로 삼으려면 원고가 증명해야 한다는 원칙을 대법원이 다시 밝혔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잘 알려진 약물 위험이 따르는 처치에서는, 주사 뒤 징후를 지켜볼 시간을 두었는지가 과실을 가른 사정이었습니다.

이때 군의관이 지시를 받아 군 의료기관에서 한 수술은 직무집행으로 받아들여져서 국가가 배상책임을 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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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법원 1994. 12. 27. 선고 94다35022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