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 대법원
- 선고
- 1987. 9. 8.
- 사건
- 86다카2095 · 민사
- 결론
- 파기환송(의사 패소 부분 · 의사 상고 · 의료인 쪽 승)
무엇을 다퉜나
1982년 5월 어린아이가 오토바이에 부딪혀 반혼수 상태로 피고가 경영하는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는데, 진료를 맡은 것은 외과 의사인 피고입니다. 아이는 이틀 뒤 사망했고, 부검으로 밝혀진 사인은 간손상에 의한 복강내출혈로 인한 쇼크사입니다.
원심이 인정한 경과로는, 피고가 간이나 장기 파열로 인한 출혈을 감지하고 수액을 놓은 뒤 관찰을 지시했습니다. 다음 날 혈색소 수치가 더 떨어지자 혈액 400cc를 수혈하고 지혈제를 놓았습니다.
그런데 사망 당일 아침 상태가 다소 나아지자, 피고는 신장 손상을 보려고 복부에 압박벨트를 매는 신장 특수촬영을 두 차례 하게 됩니다. 촬영을 마치고 돌아온 뒤 아이의 상태가 갑자기 나빠졌습니다.
원심은 피고가 복강천자나 시험개복술 없이 수혈과 주사로만 대응한 것과, 압박벨트를 맨 촬영으로 간출혈을 조장한 것을 과실로 꼽아 피고에게 배상 책임을 지웠고, 피고는 이에 불복했습니다.
법원이 본 것
지켜본 처치를 잘못이라 하려면 이유 2 첫 문단
1심이 받은 대학병원의 사실조회 회보는, 간출혈이 의심되면 출혈이 이어지는지와 그 속도를 보아 멈추면 안정 치료, 서서히 진행하면 수혈하며 관망, 급속히 진행하면 응급수술을 하는 방법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대법원은 수혈하며 관망한 조치를 탓하려면, 아이의 출혈이 응급수술을 요할 정도로 진행됐다거나 그 조치가 간출혈 의심 환자에게 해서는 안 될 치료라는 사실이 먼저 확정돼야 한다고 했습니다.
원심에 빠진 것 이유 2 둘째 문단
원심은 출혈이 어떤 속도로 진행됐는지 아무 언급 없이, 수혈과 지혈제로만 대응한 것을 과실이라는 투로 적었습니다. 그런데 원심이 스스로 적은 경과만 보더라도 피고는 처음부터 출혈을 의심해 진행 여부와 속도를 지켜보기 시작했습니다.
수혈 뒤 상태가 다소 나아졌고, 사망 당일 아침에는 혈색소 수치가 오히려 올라 출혈이 일단 멈춘 것 같은 감을 주었던 사정도 엿보입니다. 대법원은 급속한 출혈이 아니라면 피고의 처치는 의사로서 고를 수 있는 한 방법이라고 했습니다.
또 대법원이 기록에서 본 사정은, 1982년 그 병원과 그 지역에서 장기출혈의 정도를 확인할 방법이 개복수술밖에 없었다는 점입니다.
대법원은 그런 환경에서 수술할 수도 관망할 수도 있는 상태였다면, 관망 중 사망해 사후에 수술했더라면 살릴 수 있었을지 모른다는 판단이 일어나도 그때의 처치는 의사로서 선택할 수 있는 재량이나 보통의 의사로서 피하기 어려운 오진의 범위에 속한다고 했습니다.
신장 특수촬영 이유 3
사실조회 회보는 촬영이 간출혈과 무관하다고 했고, 기록을 살펴보아도 촬영이 간출혈을 조장했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따라서 원심의 이 대목은 증거 없이 사실을 정한 것이라는 게 대법원의 지적입니다.
결국 관망의 주의의무와 인과관계를 잘못 보고 증거 판단의 원칙도 어겼다며, 대법원은 피고가 패소한 부분을 깨고 그 부분을 원심에 환송했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판결이 다룬 것은 수술 없이 지켜본 처치와 신장 특수촬영, 두 대목입니다.
- 대법원은 피고 패소 부분만 되돌려 보냈고, 환송 뒤 사건이 어떻게 끝났는지는 이 판결로는 알 수 없습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이처럼 이 판결에서 대법원은 사후의 결과보다 1982년 그 병원과 지역의 조건, 그리고 출혈이 어떤 속도로 진행되고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처치를 보았습니다.
의료인이라면
이 판결은 관망한 조치를 과실이라 하려면 응급수술을 요할 정도로 출혈이 진행됐다는 등의 전제사실이 먼저 확정돼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판결은 1982년 그 병원과 지역에서 수술할 수도 관망할 수도 있는 상태였다면, 관망한 처치를 재량이나 보통의 의사로서 피하기 어려운 오진의 범위로 보았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판결은 원심이 출혈 속도에 관한 사실을 확정하지 않은 채 과실을 인정한 점을 파기 이유로 들었습니다.
신장 특수촬영이 간출혈을 키웠다는 원심 인정은, 사실조회 회보와 기록 어디에도 그 증거가 없다며 대법원이 물리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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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법원 1987. 9. 8. 선고 86다카2095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