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과실 판단 기준

수술 뒤 혈액형이 다른 피를 수혈받은 환자의 사망, 대법원은 수술만 지원하고 나온 의사의 사용자에게 책임이 없고 이형수혈을 사인으로 본 원심 인정도 채증법칙 위반이라며 파기했다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다른 병원의 요청으로 2차 수술을 지원하러 가신다면, 지원한 몫이 어디서 끝나는지부터 보시길 권합니다. 2차 수술만 지원하고 나온 뒤 봉합 중 이형수혈이 있었고 환자가 숨진 사건에서, 그 사용자에게 책임을 지운 원심도, 사인을 이형수혈로 본 원심 인정도 대법원에서 깨졌습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1970. 1. 27.
사건
67다2829 · 민사
결론
파기환송(국가 상고 · 의료인 쪽 승)

무엇을 다퉜나

먼저 1965년 7월 환자는 공립병원 비뇨기과 과장의 집도로 오른쪽 요관결석을 떼어 내는 복부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결석을 뗀 자리의 요관이 좁아져, 이를 넓히는 수술이 불가피해진 상황입니다.

그래서 과장은 국립대 부속병원 비뇨기과 전임강사인 선배 의사에게 수술 지원을 요청했고, 전임강사는 출장명령을 받고 와서 책임집도로 2차 수술을 했습니다. 좁아진 요관 부위를 잘라 방광 옆에 잇는 것이 이 수술의 내용입니다.

수술을 마친 전임강사가 밖으로 나오면서, 나머지 봉합은 과장이 했습니다. 그때 환자의 혈압이 떨어져 수혈을 했는데, 혈액형이 B형인 환자에게 간호원의 착오로 A형 혈액 약 200cc 가 들어갔습니다.

원심이 확정한 사인은 이형수혈, 곧 혈액형이 다른 피를 수혈받은 부작용입니다. 그리고 전임강사가 책임집도한 이상 수술 뒤 조치까지 주의할 의무가 있었다며, 그 사용자인 국가가 손해를 갚으라고 명했습니다. 그러자 국가가 상고했습니다.

법원이 본 것

지원한 의사의 몫은 어디까지인가 판결요지 · 상고이유 제1, 2점

대법원은 전임강사가 선배이고 출장명령을 받아 책임집도했더라도, 처음 수술한 과장이 이어 해야 할 2차 수술을 지원한 것에 다름없다고 했습니다.

2차 수술은 좁아진 요관을 잘라 방광 옆에 잇는 것이었으니, 그 이식 작업을 마치면 지원은 사실상 끝났고 나머지 봉합은 과장과 보조 의사들에게 맡기고 나올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대법원은 수술 지원 요청으로 그 수술을 하고 나온 의사에게는, 그 뒤 실제 관여하지 않았던 이형수혈의 부작용으로 환자가 숨졌더라도 손해배상책임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전임강사의 사용자인 국가에게도 책임이 없는데, 원심이 직접 관여하지 않은 이형수혈까지 과실책임을 지운 데에는 이유불비와 함께 책임의 소재를 잘못 본 위법이 있다는 것이 상고심의 결론입니다.

사인은 이형수혈이었나 · 상고이유 제3점

물론 원심은 감정 결과 등을 들어 사망을 이형수혈의 부작용으로 판단했습니다. 반면 원판결이 든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다시 살핀 대법원의 결론은, 그 인정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원판결이 든 1960년대 증거들로 보면 이형수혈은 곧바로 쇼크로 숨지게 하거나 신장 기능을 마비시켜 무뇨증으로 숨지게 할 수 있지만, 소변이 정상으로 나오고 24시간이 지나면 별 이상이 없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오히려 대법원이 보기에 사인은 오랜 요관결석증으로 신장이 약해져 요로감염에서 패혈증이 생기고 전신쇠약 · 빈혈 · 혈전증이 일어난 데 있었고, 증거로 넉넉히 뒷받침됐습니다. 따라서 이형수혈을 사망 원인으로 삼은 원심은 증거 판단의 법칙을 어겼다는 것입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대법원은 책임과 사인 두 갈래에서 원판결을 깨고 돌려보냈으며, 남은 상고이유는 따로 다루지 않고 마쳤습니다.
  • 한편 이 판결이 다룬 배상책임은 수술을 지원한 의사의 사용자인 국가의 것이었습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이 판결에서 눈여겨볼 것은 두 물음을 따로 세웠다는 점입니다. 즉 수술을 지원한 의사의 몫이 어디서 끝나는지, 그리고 원판결이 든 증거로 사인이 이형수혈이라 할 수 있는지였습니다.

의료인이라면

이 판결은 다른 병원의 지원 요청으로 수술한 의사의 몫이 이식 작업을 마치면 사실상 끝나, 나머지 봉합 등을 맡기고 나올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판결에 따르면, 책임집도했다는 사정만으로 그 뒤 실제 관여하지 않은 이형수혈의 과실책임까지 지원 의사가 떠안지는 않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판결은 원판결이 든 증거를 다시 살핀 끝에, 오랜 요관결석증으로 약해진 신장에 생긴 요로감염과 패혈증 등이 사인이라는 사실은 증거로 넉넉히 인정된다는 것이 판결의 판단입니다.

다만 이 사건에서 이형수혈이 있었다는 사실과, 그것이 사망의 원인이 됐는지는 따로 증거로 판단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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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법원 1970. 1. 27. 선고 67다2829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