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과실 판단 기준

세균이 섞인 혈액을 수혈받고 숨진 환자, 대법원은 의사의 과실과 외국에 있던 병원 경영자의 사용자 책임을 함께 인정했다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고용한 의사의 사고에 병원 경영자의 감독 책임이 어디까지 미치는지, 그 물음에 일찍 답한 판결입니다. 위하수와 빈혈로 수혈을 받던 환자가 고통을 호소했고 며칠 뒤 숨졌는데, 들어간 혈액에는 세균이 섞여 있었습니다. 대법원에서는 의사의 과실, 그리고 그 의사를 고용한 병원 경영자의 사용자 책임이 모두 유지됐습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1964. 6. 2.
사건
63다804 · 민사
결론
상고기각(병원 경영자 패 · 의료인 쪽 패)

무엇을 다퉜나

사건은 1961년 9월, 환자가 위하수와 빈혈을 치료하려고 한 병원에서 수혈을 받으면서 시작됩니다. 병원에 고용된 의사는 혈액이 안전한지 스스로도, 조수나 간호사를 시켜서도 살피지 않았고, 세균이 섞여 부패한 혈액을 온전한 것으로 믿었습니다.

의사는 수혈을 조수와 간호사에게 맡기고 그 자리에 없었습니다. 환자가 시작 직후 고통을 호소해도 수혈은 이어졌고, 고함을 지르자 그제야 달려온 의사가 멈추기까지 들어간 양은 20에서 30그램입니다.

이튿날 환자는 큰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이어 갔지만, 수혈한 지 닷새 만에 숨졌습니다. 유족이 병원 경영자에게 배상을 구해 원심에서 이겼고, 경영자가 상고했습니다.

법원이 본 것

수혈과 사망의 연결 이유 1

먼저 경영자는 수혈과 사망의 연결을 과학적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증거들을 들었습니다. 그러자 대법원은 법정의 증명이 실험실의 증명과 같지 않다는 말로 이 대목을 열었습니다. 과학상 가능성이 있으면, 다른 사정과 합쳐 보아 인과관계를 인정해도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부패한 혈액 20에서 30그램이 들어가 부작용을 일으켜 환자가 숨졌다는 원심의 인정은 그대로 섰습니다.

수혈하는 의사가 할 일 판시사항 가 · 이유 2

대법원은 널리 쓰이는 투약이나 치료와 달리 흔히 부작용을 부르는 수혈에서는, 혈액형 일치와 혈액의 온전함을 확인하고, 처음엔 의사가 곁에서 아주 적은 양부터 천천히 넣으며 반응을 지켜보고, 뜻밖의 위험에 대응할 준비까지를 수혈하는 의사의 주의의무로 꼽았습니다.

이때 원심이 인정한 바로는 이 의사가 혈액을 확인하지 않았고 수혈하는 자리에 없었으며, 환자가 고통을 호소한 뒤에도 수혈이 이어졌습니다. 그러니 의료행위를 하는 사람에게 요구되는 상당한 주의가 빠졌다는 원심의 과실 판단도 상고심에서 그대로입니다.

다만 수혈 절차를 이렇게 적은 것은 1960년대 그 무렵 잣대입니다. 그래서 오늘의 수혈 전 검사와 관찰 절차에 글자째 대어 볼 것은 아닙니다.

외국에 있던 경영자의 감독 책임 판시사항 나 · 이유 3

의사의 진료는 고도의 전문지식에 기대므로 담당의사의 판단이 크게 작용하고, 진료 하나하나가 상당히 독립적이라는 점은 대법원도 부인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진료를 실제로 하는 면에서 사용자가 일반적인 감독을 못 할 바는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경영자는 직원들에게 대강의 주의만 일러 두고 외국에 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 상태로는 일반적 감독을 다한 것이 아니어서, 상당한 주의를 했다는 경영자의 면책 주장은 독자적 견해로 물리쳐졌습니다.

손해에 넣은 비용 이유 4

먼저 옮겨 간 병원의 입원 치료비는 수혈 부작용으로 위독해진 상태를 치료한 비용이라서, 원래 앓던 위하수 · 빈혈 치료비가 섞였다고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또 장례 때 조문객에게 낸 식사 비용, 절에서 올린 49재와 100일제 비용도 그 무렵 풍습과 유족의 사회적 지위, 사망 경위에 비춰 쓸데없는 비용이 아니라고 보아, 손해에 넣은 원심이 유지됐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상고심이 본 것은 수혈 탓이라는 원심의 인정이 증거 법칙을 어겼느냐였고, 사망의 의학적 원인을 새로 밝히는 일은 하지 않았습니다.
  • 또 판결이 따진 손해는 경영자가 다툰 치료비와 장례 식사, 49재 · 100일제 비용 세 갈래입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이처럼 이 판결은 수혈하는 의사가 밟을 확인 단계와, 의사를 고용한 사람의 감독 책임을 한 사건에서 함께 다뤘습니다. 다만 확인 단계의 글자는 60여 년 전 진료를 두고 적힌 것입니다.

의료인이라면

이 판결이 1960년대 수혈하는 의사에게 요구한 것은, 혈액이 온전한지 확인하고 시작 무렵 직접 입회해 적은 양부터 넣으며 반응을 지켜보는 일입니다.

또 판결은 진료의 독립성을 인정하면서도, 병원을 경영하는 사람의 일반적 감독 책임까지 면하게 하지는 않았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대법원은 과학적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증거가 있어도, 과학상 가능성과 다른 사정을 함께 보아 수혈과 사망의 연결을 인정해도 된다며 부패한 혈액을 넣은 이 사건의 인과를 받아들였습니다.

한편 이 판결에서는 옮겨 간 병원의 치료비와 장례 식사, 제사 비용도 손해에 포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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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법원 1964. 6. 2. 선고 63다804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