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 대법원
- 선고
- 2015. 8. 27.
- 사건
- 2012다118396 · 민사
- 결론
- 일부 파기환송(원고 병원 상고 · 피고 복지법인 부분은 병원 쪽 승 · 보호자 상속인들 부분은 상고기각). 노인요양시설에서 요양보호사의 잘못으로 골절상을 입은 입소자가 업무협약에 따라 원고 병원으로 후송돼 입원치료를 받다 숨진 뒤, 병원이 남은 치료비와 간병비를 청구한 사건. 대법원은 의료계약의 당사자가 환자가 아니라 요양시설을 운영한 복지법인이라는 원심 판단은 수긍하면서도, 진료 범위를 골절 치료로 한정하고 간병비를 청구하지 않기로 약정했다고 본 원심 판단은 잘못이라며 복지법인 부분을 파기했습니다. 보호자 상속인들에 대한 주장은 상고심에서 처음 낸 것이라 적법한 상고이유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무엇을 다퉜나
원고는 병원을 운영하는 의료법인이고, 피고 복지법인은 노인요양시설을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입니다. 두 법인은 2008년 7월, 요양시설에서 응급환자가 생기면 원고 병원으로 후송해 진료를 받게 하고 병원은 진찰해 입원이 필요하면 입원치료를 하기로 하는 업무협약을 맺었습니다.
입소자는 2008년 당시 만 90세로 의사소통능력이 없었고, 2006년 뇌졸중으로 오른쪽 몸 전반이 마비되고 양쪽 고관절과 무릎관절이 굳어 일상생활에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했습니다. 그해 9월 요양보호사가 입소자를 휠체어로 옮기다가 오른팔 윗부분이 식판에 부딪혀 생긴 상박골 골절이 이 사건의 시작입니다.
복지법인은 입소자를 한 정형외과의원에 입원시켜 수술을 계획했지만,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전신 상태가 나빠지자 10월 7일 직원을 시켜 원고 병원 응급실로 데려가게 했습니다. 병원 의료진은 골절 외에 봉와직염 의심 소견과 빈혈 수치를 확인해 중환자실에 입원시켰고, 입원약정서 작성 등 입원 절차는 복지법인 직원이 처리했습니다. 입소자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폐렴으로 숨진 것은 2010년 5월 8일입니다.
복지법인이 든 영업배상책임보험의 보험회사는 골절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치료기간을 2009년 2월 6일까지로 보고, 그 기간의 보험금 9,411,450원만 병원에 지급했습니다. 병원이 청구한 것은 그 뒤 기간의 치료비 17,696,360원과 앞 기간의 간병비 3,075,000원, 합계 20,771,360원입니다. 원심은 계약상대방은 복지법인이지만 골절 치료에 대해서만 계약했고 2009년 2월 7일부터의 진료는 기존장애 치료에 불과하며, 간병비는 청구하지 않기로 약정했다며 병원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법원이 본 것
의료계약의 내용과 당사자 판결요지 [1] · 이유 1 가
대법원은 의료계약에 따라 의료인은 질병의 치료 등을 위해 모든 의료지식과 의료기술을 동원해 환자를 진찰하고 치료할 의무를 지고, 환자 측은 보수를 지급할 의무를 진다는 기존 전원합의체 판결을 먼저 적었습니다. 그리고 계약의 당사자가 누구인지는 계약에 관여한 당사자의 의사해석 문제이고, 의료계약도 마찬가지라는 것이 대법원의 설명입니다.
대법원은 환자가 아닌 사람이 의식불명이나 의사무능력 상태의 환자 진료를 의뢰했다면, 의뢰자와 환자의 관계와 의뢰 경위, 비용을 부담할 의사, 환자의 의식상태와 치료과정 등을 종합해 의뢰자와 의료인 사이에 의료계약이 성립했는지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요양시설 법인이 계약당사자 판결요지 [2] · 이유 1 다 2)
대법원이 계약당사자를 가리며 든 사정은 이렇게 이어집니다. 요양보호사의 과실로 다쳤으니 복지법인이 진료비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수술이 어려워지자 복지법인이 정형외과적 처치와 함께 전신 보존적 치료를 위해 직원을 시켜 중환자실에 입원시킨 것으로 보였습니다. 의사무능력자인 환자 대신 직원이 입원 절차를 처리하면서 골절 치료로 한정해 진료를 위탁했다고 볼 증거가 없었다는 점도 대법원이 짚은 사정입니다.
또 병원은 입원 다음 날 담당과를 정형외과에서 내과로 바꿔 입원 초기부터 주로 전신 보존적 치료를 했고, 복지법인도 배상책임보험으로 진료 비용을 부담할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보였습니다. 대법원은 이런 사정에 비추어 계약당사자는 환자가 아니라 복지법인이라는 원심 판단이 맞다고 보았습니다.
진료 범위는 진료하면서 구체화된다 판결요지 [2] · 이유 1 다 2) 둘째 단락
그러나 대법원은 의료계약에 따른 진료의 내용과 범위가 계약 당시에는 개괄적이고 추상적이다가, 그 뒤 질병의 확인, 환자의 상태와 자연적 변화, 진료행위에 의한 생체반응 등에 따라 구체화된다는 기존 전원합의체 판결을 참조했습니다. 입원 경위와 과정, 치료 경과를 종합하면 진료 범위는 골절 치료로 한정되지 않고, 골절 치료를 위해 필요한 전신 보존적 치료에 해당하는 기존장애 치료도 포함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간병비를 청구하지 않기로 했나 이유 1 다 3)
병원이 복지법인에 보낸 통고서에는 「간병료는 청구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계약이 되어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있었지만, 같은 통고서의 다른 항에는 복지법인에게 간병비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내용도 함께 적혀 있었습니다. 대법원은 장기 입원 환자의 간병비가 진료 비용 가운데 상당한 몫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다른 근거 없이 그 간병비까지 청구하지 않기로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하면서, 원심이 든 증거만으로는 간병비를 청구하지 않기로 약정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본 것입니다.
이에 대법원은 원심에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의료계약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며, 복지법인 부분을 파기해 부산지방법원 합의부로 돌려보냈습니다.
보호자 상속인들에 대한 청구 이유 2
병원은 골절 치료가 마무리되어 가자 담당의사가 퇴원을 정했는데 보호자 한 명의 요청으로 입원이 이어졌으니, 보호자들과 묵시적으로 기존장애 진료계약이 성립했다는 것이 병원의 주장입니다. 대법원은 이 주장이 상고심에서 처음 나온 것이어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며, 환자의 상속인인 보호자들에 대한 상고는 기각했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대법원은 복지법인 부분을 파기하면서 원고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은 생략했습니다.
- 파기된 것은 복지법인에 대한 부분뿐이고, 보호자 상속인들에 대한 부분의 결론은 상고기각입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이 판결에서 대법원은 의료계약의 당사자를 누가 진료를 맡겼고 비용을 부담할 뜻이 있었는지로 가렸고, 진료 범위는 계약 뒤의 입원 경위와 치료 경과를 보고 정했습니다.
진료의 내용과 범위가 진료 과정에서 구체화된다는 대목은 이 판결이 참조한 인공호흡기를 떼어 달라는 청구와 연명치료 중단의 기준 해설에서 이어 읽으시면 됩니다.
의료인이라면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시설 직원이 입원 절차를 처리하면서 골절 치료로 한정해 진료를 위탁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는 점을 계약당사자를 가리는 사정의 하나로 들었습니다.
간병비를 청구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통고서에 있었어도, 대법원은 같은 문서의 다른 항과 장기 입원이라는 사정을 함께 보아 면제 약정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대법원은 의료계약에 따라 의료인은 환자를 진찰하고 치료할 의무를 지고, 환자 측은 보수를 지급할 의무를 진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에서 의료계약의 당사자는 환자 본인이 아니라 진료를 맡긴 요양시설 법인으로 판단됐고, 보호자들과의 묵시적 계약 주장은 상고심에서 처음 나왔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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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법원 2015. 8. 27. 선고 2012다118396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