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설명의무

한약을 짓기 전, 기전이 밝혀지지 않은 위험도 알릴까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검토

한의원에서 지은 한약을 먹은 뒤 환자의 간이 크게 상해, 전격성 간부전에 이를 정도였습니다. 간손상 위험을 투여 전에 말해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한의사에게 위자료를 지운 원심 판결은 상고심을 그대로 통과했습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2011. 10. 13.
사건
2009다102209 · 민사
결론
상고기각

무엇을 다퉜나

소송은 환자가 한약을 처방한 한의사를 상대로 냈습니다.

  • 환자는 오래전부터 양약을 먹어 왔고, 그동안 간이 상한 징후는 없었습니다.
  • 한의사가 한약을 처방해 투여했고, 그 뒤 간손상이 나타났습니다.
  • 한의사는 투여 전에 간이 상할 위험을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원심은 간손상이 한약 탓이라고는 인정하지 않았지만, 위험 설명을 빠뜨린 잘못은 따로 있다며 위자료를 매겼습니다. 이에 한의사가 불복했습니다.

법원이 본 것

약을 쓰기 전에 알릴 것 판결요지 [1] · 이유 2 가

급한 상황이거나 달리 예외로 볼 사정이 아니라면, 의사는 투약 전에 어떤 병인지, 어떻게 왜 치료하는지, 몸과 생명에 닥칠 위험과 부작용은 무엇인지처럼 환자가 결정하는 데 무게가 실리는 것을 알려야 합니다.

그래야 그 약을 맞을지 환자 스스로 가를 기회가 생깁니다. 다만 중대한 결과가 투약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거나 환자의 선택이 끼어들 여지가 없는 사항이라면, 설명의무 위반을 따질 일이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기전보다 먼저 오는 것 판결요지 [1] · 이유 2 가

약의 위험은 보통 있는지 없는지가 먼저 밝혀지고, 어떤 경로로 나타나는지는 그 뒤에야 밝혀집니다. 환자가 고를 때 무게가 실리는 쪽은 경로가 아니라 위험이 있느냐입니다.

그러니 위험이 있다는 사실만 드러나고 나타나는 경로는 아직 풀리지 않았을 때에도 그 위험을 알려 줄 필요가 있고, 한의사가 한약을 쓰는 경우에도 똑같다고 했습니다.

양약과 얽힌 위험과 면허 범위 판결요지 [2] · 이유 2 가

한약이 홀로 위험을 부를 수도 있지만, 환자가 복용하던 양약과 맞물려 탈이 날 수도 있습니다. 한의사는 양약에 얽힌 이야기는 자기 면허 영역이 아니라고 맞섰습니다.

대법원은 먼저, 의료법에는 의사 · 한의사가 각각 할 수 있는 의료행위를 정의한 조항이 없어서 법의 목적, 그 행위의 목적과 태양 등을 살펴 사회통념에 따라 판가름할 문제라고 했습니다.

이어 두 약이 맞물린 위험에 관한 지식은 양쪽 연구가 모두 있어야 쌓이고, 어느 한쪽만 그 지식을 쥐고 있어야 위험이 막히는 것도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양약과 맞물려 생길 수 있는 한약의 위험을 환자에게 알리는 일은 한의사 면허를 벗어난 행위가 아니고, 한약을 주기 전에 한의사가 해 두어야 할 설명이라고 했습니다.

간손상의 원인 이유 1 · 2 다

한약에 간손상 위험이 없다는 한의사 주장은 사실 인정을 다투는 것이라 상고이유가 되지 못했습니다.

대법원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원심이 확정한 사실관계만으로도 한약 또는 한약과 양약의 상호작용이 간손상을 부른 원인 가운데 하나였다고 추단된다고 보았습니다. 꼽힌 정황은 다섯입니다.

  • 한약에 간손상을 부를 만한 물질이 들어 있었다.
  • 증상이 나타난 시점이 흔한 약물성 간손상의 발현 시점과 맞았다.
  • 바이러스처럼 약 말고 다른 간손상 원인이 없었다.
  • 오래 먹던 양약으로는 간이 상한 징후가 없었다.
  • 독성 간손상 진단척도에서 「가능성 높음」이 나왔다.

간손상이 환자의 특이체질에서 비롯됐을 개연성이 크다 해도 이 추단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인과를 부정한 원심 판단은 틀렸지만, 어차피 위자료가 인정된 사건이라 결론에 영향은 없었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위자료 액수는 원심이 정한 대로였고, 이 상고심에서 다툰 대목이 아닙니다.
  • 간손상에 따른 재산상 손해를 배상해야 하는지는 이번 상고에서 다룬 쟁점이 아니었습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이 판결이 잡은 설명의 시점은 위험이 확인된 때였고, 경로가 다 밝혀진 때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그 기준을 한약에도, 한약과 양약이 얽힌 위험에도 그대로 놓았습니다.

의료인이라면

양약과 얽힌 위험을 한의사가 설명하는 일도 면허 범위 안의 행위로 보았습니다.

결과가 투약에서 비롯되지 않았거나 환자가 고를 일이 아닌 사항이면, 설명이 없었다는 것만으로 책임이 생기지 않는다는 선도 판결에 들어 있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한약도 투여 전 위험 설명의 대상이었고, 함께 먹던 양약과의 관계가 그 안에 들었습니다.

원인을 따질 때 법원은 약을 먹은 시점과 증상이 나타난 시점, 다른 원인의 유무, 먹던 약의 이력을 함께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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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다102209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