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과실 판단 기준

정신과 환자도 드나든 병원 옥상, 난간 앞 턱도 시설의 하자가 될까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검토

정신과 치료로 입원해 있던 환자가 병원 옥상에서 떨어져 숨졌습니다. 병원이 자살 자체를 내다보기 어려웠더라도 옥상 시설의 하자가 사고 원인의 하나라면 배상을 피할 수 없다며, 대법원은 원심을 깨뜨렸습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2010. 4. 29.
사건
2009다101343 · 민사
결론
일부 파기환송(원고 상고 · 환자 측이 이김)

무엇을 다퉜나

원고들은 숨진 환자의 부모였습니다. 먼저 병원이 자살을 막을 조치를 다하지 않았다고 했고, 예비로는 옥상의 설치 · 보존 하자 때문에 발을 헛디뎌 떨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원심은 의료진이 자살을 예견하기 어려웠고 옥상에도 하자가 없다며 두 주장을 모두 물리쳤습니다. 원고들은 청구액의 일부를 상고취지로 삼아 상고했습니다.

법원이 본 것

시설의 하자란 판시사항 [1] · [2] · 이유 1

민법 제758조가 말하는 하자는 시설이 쓰임새에 맞게 갖춰야 할 안전성을 못 갖춘 상태입니다. 설치 · 관리하는 쪽이 그 시설의 위험에 걸맞게, 사회통념상 요구되는 방호조치를 했는지로 가립니다.

하자 하나만으로 손해가 나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다른 사람이나 피해자 자신의 행동과 겹쳐 사고가 났어도, 하자가 함께 원인이 됐다면 그 손해는 하자에서 생긴 것입니다.

그 옥상의 모습 이유 3

옥상이 딸린 병동에는 정신과 환자도 입원해 있었고, 환자의 병실에서 옥상으로 오르기가 어렵지 않았습니다. 옥상은 불이 나면 피난처가 되지만, 평소에는 입원환자를 비롯한 여러 사람이 쉬는 자리로도 쓰였습니다.

난간 안쪽을 따라 앉을 자리 구실을 하는 돌출부가 있었고, 그 위에서 재면 난간 높이가 크게 낮아졌습니다. 병원은 그 둘레에 따로 안전시설을 두지 않았고, 옥상 출입이나 안전사고를 챙길 관리원도 특별히 배치하지 않았습니다.

정신과 환자가 쓰는 시설 판시사항 [3] · 이유 3

이 옥상은 몸과 마음의 상태가 일반인과 같지 않은 환자, 판단 능력이 모자란 정신과 환자도 쓰는 곳이었습니다. 그런 이용자가 호기심이나 충동으로 돌출부에 오르거나 이상행동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병원이 전혀 예상할 수 없었다고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사망이 투신일 개연성이 아주 높고 병원이 자살 자체를 예견하기 어려웠다 해도, 보호시설 없는 옥상의 하자가 사고의 공동원인 가운데 하나라면 그 시설을 설치 · 관리한 쪽은 배상책임을 면하지 못합니다.

하자가 없다고 단정한 원심은 공작물 하자의 법리를 잘못 이해한 것이었습니다. 다만 원고들이 청구액 일부만 상고취지로 삼았기에, 깨진 범위도 그 금액에 한정됐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의료진이 자살을 막을 의무를 어겼다는 주장은 원심에서 배척됐고, 대법원은 그 대목에 말을 보태지 않았습니다.
  • 배상할 금액은 환송 뒤 서울고등법원 심리로 넘어갔습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원심은 사고 원인을 자살과 실족 가운데 하나로 놓고 각각 물리쳤습니다. 대법원은 원인이 자살이어도, 시설의 하자가 사고의 공동원인 가운데 하나가 됐다면 그 하자에서 생긴 손해로 보았습니다.

의료인이라면

의료진이 자살을 예견하기 어려웠다는 판단과 옥상 시설의 안전성은 서로 다른 물음으로 다뤄졌습니다.

정신과 환자가 드나드는 시설이면, 그 이용자를 놓고 사회통념상 요구되는 방호조치를 했는지가 잣대였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진료상 과실을 묻는 주장 말고도, 병원 시설의 설치 · 보존 하자를 따로 내세우는 길이 있었습니다.

상고할 때 청구액 일부만 다투면, 파기도 그 금액 범위 안에서만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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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쟁점의 판례

출처 · 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9다101343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