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 대법원
- 선고
- 2008. 2. 28.
- 사건
- 2007다52287 · 민사
- 결론
- 상고기각(원고들 상고 · 제조회사와 국가 쪽이 이김)
무엇을 다퉜나
원고는 숨진 사람의 유족 둘이고, 피고는 제조회사와 대한민국입니다. 유족이 내세운 것 가운데 대법원이 따져 본 것은 넷입니다.
- 그 성분이 뇌출혈 위험을 높인다는 해외 연구가 나온 뒤에도 회사가 제조 · 판매를 곧바로 멈추지 않은 점.
- 경고가 모자랐다는 것.
- 포장지에 적힌 보상 안내 문구가 정상적으로 먹으면 해가 없다는 보증이라는 것.
- 국가가 막을 조치를 게을리한 점.
법원이 본 것
설계에 결함이 있었나 판시사항 [1] · [2] · 판결요지 [1] · [2] · 이유 1 가 (1)
설계상 결함은 제조자가 합리적인 대체설계를 썼다면 위험을 줄이거나 피할 수 있었는데, 그러지 않아 제품이 안전하지 못하게 된 경우를 말합니다. 제품의 용도, 사용자가 기대하는 것, 대체설계의 비용과 장단점 같은 사정을 두루 따져 사회통념으로 판단합니다.
약은 정상적으로 만들어도 몸에 해로운 부작용이 본래 따릅니다. 대법원은 의약품의 설계상 결함을 따질 때 이 점까지 넣으라고 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된 해외 연구는 주로 식욕억제제로 그 성분을 쓴 젊은 여성을 대상으로 한 것입니다. 감기약 복용과 뇌출혈의 관계는 전체 대상에서도, 여성만 따로 보아도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 뒤 둘 사이 관계를 알 수 없다는 견해가 해외 의학 학술지에 실렸습니다. 대신 쓸 만한 성분으로 꼽힌 약 역시 뇌출혈 위험과 다른 부작용이 보고된 약입니다. 또 원심 변론이 끝날 때까지도 여러 나라에서 그 성분이 든 감기약이 쓰이고 있었습니다.
경고는 충분했나 판시사항 [3] · [4] · 판결요지 [3] · [4] · 이유 1 가 (2)
표시상 결함은 설명이나 경고를 제대로 했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는데 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그런데 이 약 사용설명서에는 부작용으로 출혈성 뇌졸중이 적혀 있었습니다.
또 고혈압 환자, 출혈성 뇌졸중을 앓았던 환자, 심장 질환자에게는 쓰지 말고 같은 성분의 다른 약과 함께 먹지 말라는 주의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처방 없이 사는 일반의약품에 경고를 더 얹어 아예 먹지 말라고 했어야 할 의무는, 대법원이 보기에 회사 몫이 아닙니다.
포장지의 보상 문구와 국가의 조치 판시사항 [5] · [7] · 판결요지 [5] · [7] · 이유 1 나 · 2
먼저 포장지 문구는 회사와 합의가 안 될 때 법령이 정한 절차와 기준으로 피해구제를 청구할 수 있다는 안내로 읽혔습니다. 정상적으로 먹으면 해가 없다고 보증하고 과실이 없어도 책임지겠다는 약속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한편 국가 쪽에서는 식약청이 국내 대학에 연구를 맡겼고, 앞서 제약회사에 뇌출혈 위험을 경고하라고 지시한 적이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그 성분을 빼라는 조치가 나온 뒤에는, 며칠 만에 국내 제조 · 판매 중지도 권고했습니다. 이런 사정이 겹친 터라, 공무원 쪽 과실을 찾기 어렵다던 원심 결론이 대법원에서도 그대로 선 것입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다만 제조물책임법과 옛 소비자보호법에 따른 책임 주장은 대법원 판단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상고이유서가 원심에서 낸 주장을 원용한다고만 적고, 원심판결의 어느 대목이 법령을 어겼는지 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 결함도 과실도 없다는 결론에서 판단이 멈춰, 이 약이 이 뇌출혈을 불렀는지는 판결 이유에서 다뤄지지 않고 남았습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이 사건에서 책임을 물은 상대는 진료한 의료인이 아니라 약을 만든 회사와 국가입니다. 그리고 대법원은 약이 만들어지고 공급되던 때의 연구 결과와 기술 수준에 비추어 결함을 보았습니다.
의료인이라면
이 소송에 의사는 당사자로 나오지 않고, 처방이나 진료도 쟁점에 없었습니다.
특히 사용설명서에 부작용과 쓰지 말아야 할 환자가 적혀 있었다는 점을 대법원은 경고 결함을 부정하는 첫 근거로 들었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약 포장의 보상 안내 문구는 피해구제 절차를 알리는 말로 읽혔고, 해가 없다는 보증으로 읽히지 않았습니다.
또 상고이유서에 원심판결의 잘못을 구체적으로 적지 않은 청구는 대법원 판단을 받지 못했습니다.
과실 판단 기준 더 보기
같은 쟁점의 판례
- 의료과실의 추정과 설명의무, 결과만으로 과실을 추정하지 않음대법원 2005다5867
- 후유장해와 과실 추정대법원 2017다203763
- 수술 뒤 감염과 과실 추정대법원 2024다204665
출처 · 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7다52287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