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경과관찰 · 전원

응급환자 전원의 책임, 배를 찔린 환자를 수술 못 하는 병원으로 보낸 쪽과 전화로 받아 준 의사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응급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옮긴 일이 다툼이 됐다면, 보낸 쪽과 받은 쪽이 각자 무엇을 했는지 나누어 보시길 권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배를 찔려 응급실에 온 환자가 곧바로 배를 열 수 없는 병원으로 옮겨졌고, 수술이 늦어져 숨졌습니다. 대법원은 보낸 병원의 책임은 그대로 두면서, 전화로 상태를 묻고 받아 준 병원 의사에 대한 부분은 깨서 돌려보낸 것입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2005. 6. 24.
사건
2005다16713 · 민사
결론
보낸 병원을 운영한 법인의 상고 기각 · 받은 병원을 운영한 법인 패소 부분 파기환송

무엇을 다퉜나

원고는 숨진 환자의 가족 둘이고, 피고는 두 병원을 각각 운영한 의료법인 둘입니다.

  • 먼저 환자는 복부에 자상을 입고 왔을 때 배 안 출혈과 장이 비어져 나온 모습을 보였고, 그 병원 일반외과 과장은 응급수술 준비를 지시했습니다.
  • 그 병원 중환자실에 빈 병상이 없어 환자를 받을 곳을 따로 찾아야 했고, 주변 응급의료기관들도 사정이 같았습니다.
  • 그러자 응급실 의사는 응급개복술을 할 수 없는 병원의 외과 과장에게 전화로 전원을 청한 것입니다. 과장은 수술이 급하거나 상태가 나쁘면 곤란하다며 환자 상태와 출혈 여부를 물었습니다.
  • 응급실 의사의 답은, 활력징후와 혈색소 수치에 이상이 없고 특별한 출혈 소견이 없으며 수술이 급한 것 같지 않다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내원 때 혈압이나 수액을 맞힌 일은 말하지 않았습니다.
  • 과장은 더 묻지 않고 안정된 환자라면 옮겨도 좋다고 했고, 결국 그 병원으로 간 뒤 수술이 늦어져 환자는 숨졌습니다.

원심은 보낸 쪽과 받은 쪽 법인에 다 같이 배상 책임을 지웠고, 이에 두 법인이 모두 상고한 것입니다.

법원이 본 것

보낸 쪽의 상태 판단과 넘기지 않은 정보 판시사항 [1] · 이유 1 가 · 나

원심은 복부 외상 초기에는 혈색소가 정상으로 나올 수 있고, 수액으로 활력징후가 좋아졌어도 안심할 수 없다고 짚었습니다. 또 내원 모습과 응급수술 준비 지시만으로도 곧 배를 열어야 할 환자임은 알 수 있었다고 봤습니다.

그런데도 수술할 수 없는 곳으로 보냈고, 응급실에서의 초기 상황과 처치 반응도 넘기지 않아 수술이 늦어졌다는 것입니다.

옮길 무렵 상태가 비교적 좋아 곧 수술할 수 있는 곳으로 갔다면 살 가능성이 높았다며 인과도 인정했습니다. 그리고 상고심도 과실과 인과 두 대목 모두 원심 쪽에 섰습니다.

배상은 일부로 판시사항 [2] · [3] · 이유 1 다

다만 원심은 보낸 병원이 손해 전부를 떠안는 것은 신의칙과 형평에 비추어 불합리하다고 보고 책임의 범위를 좁혔고, 이 비율도 상고심에서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이때 근거는 셋이었습니다. 내원 때 이미 찔린 지 꽤 지나 출혈이 상당했을 것이라는 점, 다른 병원을 골랐어도 빈 병상을 찾느라 전원이 늦어졌으리라는 점, 쇼크 뒤 곧바로 배를 열어도 숨지는 비율이 낮지 않다는, 배를 부딪혀 다친 환자들에 대한 조사입니다.

받은 쪽은 어디까지 캐물어야 했나 판시사항 [4] · 이유 2 가 · 나 · 다

한편 원심은 받는 쪽 과장이 경험과 지식이 더 많은 의사이니, 수액으로 혈압이 유지되는 것은 아닌지 등을 더 물었어야 했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과장의 물음이 곧 배를 열어야 할 환자인지 판단할 자료를 달라는 뜻이었다고 읽었습니다.

한밤중 집에서 전화를 받은 의사가 같은 의사에게서 수술이 급하지 않다는 답을 들었다면, 그 답에 기대어 받아들일지 결정하면 충분하고 더 캐물을 의무까지 지울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받은 병원 쪽 부분은 다시 심리하라며 돌려보냈을 뿐, 환자가 옮겨 온 뒤 그 병원에서 어떤 진료를 받았는지는 원문이 다루지 않습니다.
  • 또한 보낸 병원 안에서 응급실 의사와 외과 과장이 판단을 어떻게 나눴는지는 상고의 쟁점이 아니었습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즉 같은 전화 한 통을 두고 대법원은 말한 쪽과 들은 쪽을 달리 본 것입니다. 상태를 전한 의사의 판단과 정보는 책임을 낳았고, 들은 의사는 그 답에 기대어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의료인이라면

전원을 청할 때 내원 때 모습과 이미 한 처치, 그 반응까지 넘겼는지가 보낸 쪽 과실을 가르는 사실로 쓰였습니다.

받는 쪽은 자기 병원이 할 수 없는 일을 먼저 밝히고 물었고, 그 물음의 경위가 추가로 물을 의무를 지우지 않은 판단에 그대로 반영됐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옮긴 병원만이 아니라 보낸 병원이 무엇을 전했는지가 따로 다뤄졌습니다.

다친 정도나 주변 병원의 빈 병상처럼 의료진 잘못이 아닌 사정은 배상 범위를 줄이는 쪽으로 참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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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쟁점의 판례

출처 · 대법원 2005. 6. 24. 선고 2005다16713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