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 대법원
- 선고
- 2002. 3. 29.
- 사건
- 2000다61947 · 민사
- 결론
- 상고기각(환자 쪽 상고 · 의료인 측이 이김)
무엇을 다퉜나
산모는 1996년 임신을 알게 된 뒤 산부인과 전문의에게 열 번쯤 진료를 받았습니다. 초산으로는 나이가 있는 편이라서 기형아 출생을 걱정해 검사를 부탁했는데, 의사가 맡긴 것은 혈액으로 하는 트리플마커 검사입니다.
결과는 이상 없음이었고, 의사는 태아가 정상이라고 알렸습니다. 원심 인정에 따르면 이 검사는 다운증후군을 찾는 확진검사가 아닌 선별검사였고, 그 무렵 실제 검출률은 60% 정도였습니다.
반면 양수천자 검사는 거의 확실히 가려내지만, 감염 · 유산 같은 위험이 있고 비용도 크게 드는 검사입니다. 그래서 35세 이상 산모처럼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만 하는 것이 통상이었습니다.
원심은 의사가 검사의 부정확성과 더 정확한 검사가 있다는 것을 설명하지 않은 과실은 있다고 본 것입니다.
다만 다운증후군은 그때 법으로 임신중절이 허용되는 사유가 아니어서, 미리 알았을 때보다 출생 뒤 고통이 크다고 단정할 자료가 없으니 정신적 손해가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아 청구를 물리쳤습니다.
법원이 본 것
위자료 대상이 되는 설명의무 판시사항 [1] · 이유 2 둘째 문단
대법원은 앞선 대법원 판결의 법리를 먼저 적었습니다. 설명의무는 진료의 모든 과정에서 생기지만, 위자료로 물을 수 있는 설명의무는 범위가 따로 있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위자료는 설명이 있었다면 스스로 선택해 무거운 결과를 피할 길이 있었는데 그 길을 잃은 고통에 대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여기서 말하는 설명은 수술처럼 몸을 다루는 처치, 나쁜 결과가 생길 가능성이 큰 처치, 생명을 잃을 정도의 결과가 내다보이는 처치처럼, 환자의 자기 결정이 필요한 경우가 대상이라고 정리했습니다.
이 산모에게 양수천자를 설명할 일이었나 판시사항 [2] · 이유 2 셋째 문단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트리플마커 검사만 하는 것이 가장 보편적이었고, 이 산모는 그 무렵 35세 아래에 유전 병력도 없었으며 검사 결과 다운증후군일 확률도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니 대법원은 위험하고 비싼 양수천자를 설명하거나 권할 필요가 없었다고 본 것입니다.
그렇게 알려 주었더라도 정상 판정을 받은 산모가 무리하게 양수천자를 요구했으리라고 보기도 어려웠습니다. 특히 그때 모자보건법이 다운증후군을 적법한 낙태 사유로 두지 않았다는 점도, 대법원 판단에 함께 적힌 사정입니다.
대법원은 이상 징후가 없는 산모에게 그 무렵 가장 알맞은 검사로 정상 판정을 내려 알렸다면, 위험 인자가 있는 산모에게만 한정해 하는 검사까지 더 안내하지 않은 일로 그 의사가 설명의무를 저버린 것은 아니라고 판시했습니다.
원심 판단과 결론 이유 2 넷째 · 다섯째 문단
원심이 설명의무 위반을 과실로 본 대목은 법리 오해라는 것이 대법원의 평가입니다. 다만 원심이 정신적 손해가 없다며 청구를 배척한 결론은 옳아 판결 결과는 흔들리지 않았고, 책임이 서지 않는 이상 손해를 다툰 상고이유는 볼 것도 없다고 했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손해가 없다는 원심 판단을 겨눈 상고이유는, 책임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앞의 결론 때문에 대법원 판단에 오르지 않았습니다.
- 또 의사가 검사 결과를 정상이라고 알린 일 자체는 다툼이 되지 않았고, 다툼은 다른 검사를 설명하지 않은 점 하나입니다.
- 판결이 기댄 낙태 법 사정은 그 뒤 바뀌어, 형법의 낙태죄 조항은 2019년 헌법재판소 헌법불합치 결정을 거쳐 2021년부터 효력을 잃었습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이 판결에서 대법원은 설명의무 위반이 있었다는 원심의 전제부터 바로잡고, 위자료로 물을 설명의무의 범위를 앞선 판례(1995년)대로 환자의 자기 결정이 필요한 경우로 보았습니다.
의료인이라면
이 판결은 이상 징후가 없는 산모에게 그때 가장 보편적인 선별검사로 정상 판정을 내리고 알렸다면, 위험 인자가 있는 산모에게만 하는 검사까지 알리지 않은 것은 설명의무 위반이 아니라는 쪽이었습니다.
판결은 위자료로 물을 설명의무를 침습이 있거나 무거운 결과가 내다보이는, 환자의 자기 결정이 필요한 경우로 한정한 앞선 판례를 따랐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이 검사가 확진이 아닌 선별검사이고 그 무렵 검출률이 60% 정도라는 원심 인정은 대법원 판단에서도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이 판결이 설명의무 위반을 부정한 것은 이상 징후와 위험 인자가 없던 이 산모의 경우였고, 판결은 양수천자를 하는 통상의 사유를 원심 인정대로 적어 두었습니다.
설명의무 더 보기
같은 쟁점의 판례
출처 · 대법원 2002. 3. 29. 선고 2000다61947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