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진료비

긴급구호 요청만으로는 치료위임계약이 맺어지지 않는다, 경찰관이 데려온 환자의 치료비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경찰관의 요청만으로 치료를 맡긴 계약까지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대법원 결론부터 보시면 됩니다. 경찰관들이 전신화상 환자를 대학 부속병원에 데려와 긴급구호를 요청하면서, 병원이 두 달 가까이 입원 치료한 사건입니다. 그 뒤 환자가 숨지자 병원이 국가에 치료비를 구한 것입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1994. 2. 22.
사건
93다4472 · 민사
결론
파기환송(국가 상고 · 병원 쪽 패)

무엇을 다퉜나

1991년 8월 경찰관들은 파출소 안에서 전신화상을 입은 사람을 119 구급대 차량으로 병원에 옮기고 긴급구호 조치를 요청했습니다. 병원은 생명 유지를 위한 입원 치료를 했지만, 환자는 그해 10월 패혈증 등으로 사망했습니다.

입원 첫날부터 숨질 때까지의 입원치료비는 약 1,755만 원에 이르렀는데, 병원을 세운 학교법인이 그 치료비 등을 국가에 구한 것입니다.

원심은 경찰관이 응급 구호가 필요한 사람을 발견하면 의료기관에 긴급구호를 요청할 수 있고, 요청받은 의료기관은 정당한 이유 없이 거절할 수 없다는 경찰관직무집행법 규정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 요청은 국가가 병원에 긴급구호 치료를 위임한 것이므로, 병원이 위임 사무를 처리하다 과실 없이 입은 손해이니 국가가 치료비를 물어 주어야 한다는 결론이었습니다.

법원이 본 것

경찰관직무집행법이 둔 규정 이유 둘째 문단 · 경찰관직무집행법 제4조 제1항 · 제2항

반면 대법원이 읽은 그 법의 내용은 두 가지입니다. 경찰관은 보호자 없이 응급 구호가 필요한 병자 · 부상자를 발견하면 의료기관에 긴급구호를 요청할 수 있고, 요청받은 의료기관은 정당한 이유 없이 거절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다만 그 법에는 응급 구호가 필요한 사람의 치료가 국가의 사무라거나, 국가가 그 사람에게 필요한 치료 의무를 진다는 규정이 없었습니다.

요청과 치료위임계약 판시사항 · 판결요지

대법원은 경찰관이 응급 구호가 필요한 사람을 위해 의료기관에 긴급구호를 요청하고 의료기관이 그에 따라 치료했더라도, 국가가 그 치료를 의료기관에 맡기고 의료기관이 승낙하는 치료위임계약이 성립한다고 보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처럼 경찰관이 파출소에서 다친 사람을 병원에 옮겨 긴급구호를 요청하고 병원이 그대로 치료했어도, 그 사실 하나로는 치료위임계약이 서지 않는 셈입니다.

결국 위임계약과 경찰관의 보호조치에 관한 원심 판단에 잘못이 있어,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해 원심법원에 환송했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판결의 물음은 하나, 경찰관의 긴급구호 요청이 국가와 병원 사이 치료위임계약이 되느냐입니다.
  • 또 병원이 한 치료의 옳고 그름은 치료비 소송에서 다뤄진 물음이 아니었고, 의료 과실을 따진 사건과도 거리가 있습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즉 대법원은 요청을 거절하지 못하는 의료기관의 의무와 국가가 치료를 맡기는 계약을 나누어 보았고, 앞의 규정만으로 뒤의 계약이 생기지는 않는다고 했습니다.

의료인이라면

이 판결은 경찰관의 긴급구호 요청에 따라 응급 환자를 치료한 병원이라도, 그 요청이 국가와 치료위임계약을 맺은 근거가 되지는 못한다고 했습니다.

판결은 경찰관직무집행법이 의료기관에 정당한 이유 없는 거절을 막는 규정을 두면서, 국가의 치료 의무 규정은 두지 않았다는 점을 결론의 바탕으로 삼았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이 판결은 경찰관이 응급 구호가 필요한 사람을 의료기관에 맡기는 길과, 그 요청을 받은 의료기관이 정당한 이유 없이 거절할 수 없다는 규정을 그대로 확인했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누가 환자를 병원에 맡겼느냐와 누가 치료비를 내야 하느냐를 한 물음으로 묶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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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쟁점의 판례

출처 · 대법원 1994. 2. 22. 선고 93다4472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