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진료비

의뢰받은 영상 촬영 진료비, 공제사업자에 직접 청구할 수 있나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검토

의뢰받아 한 진료의 비용을 심사평가원이 심사해 주지 않는다면, 어디에 청구할지 가늠하게 해 주는 판결입니다. 다른 병원에 입원한 교통사고 환자의 CT · MRI 촬영과 판독을 맡은 영상의학과 의원들이, 공제사업자에게 진료비를 직접 구한 사건입니다. 대법원은 그 길을 막은 심사평가원 공고 조항에 구속력이 없다는 쪽에 섰습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2020. 12. 10.
사건
2019다279962 · 민사
결론
상고 모두 기각(피고 공제사업자 상고 · 의료기관 쪽 승)

무엇을 다퉜나

원고들은 영상의학과 의원을 운영하는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이고, 피고는 개인택시 공제사업자였습니다. 자동차보험진료수가는 교통사고 환자를 진료한 비용을 보험금 · 공제금으로 받을 때 자동차손배법이 정한 방식으로 셈한 금액을 말합니다.

2012년 법 개정으로 보험회사 등은 진료수가 심사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맡길 수 있게 됐고, 심사평가원이 그 심사를 맡은 것은 2013년 7월부터입니다.

그런데 심사평가원은 청구서 세부작성요령을 공고하면서, 입원환자의 진료를 다른 의료기관에 의뢰한 경우 의뢰한 기관이 진료수가를 청구하고 진료를 실시한 기관은 청구할 수 없도록 정했습니다.

실제로 원고들은 다른 의료기관에 입원 중인 교통사고 환자의 진료를 의뢰받아 영상 촬영 · 판독을 했고, 피고로부터 진료비를 지급하겠다는 보증 통지도 받았습니다. 이때 의뢰한 기관들이 청구하지 않자, 원고들이 직접 심사평가원에 청구한 것입니다.

그러자 심사평가원이 청구권자가 아니라며 심사불능 · 심사취소 결정을 하자, 원고들은 피고에게 진료수가를 직접 구하는 소를 냈습니다. 그 뒤 원심이 원고들의 청구를 받아들이자 피고가 상고했습니다.

법원이 본 것

원칙적인 청구의 길 이유 2 가

진료한 의료기관은 보험회사 등에게서 지급의사와 지급한도를 통지받으면, 국토교통부장관이 고시한 기준에 따른 진료수가를 청구할 권리가 생긴다고 대법원은 법령을 묶어 읽었습니다.

다만 보험회사 등이 심사를 심사평가원에 맡긴 경우에는 심사평가원에 청구서를 내는 길로 그 권리를 써야 했습니다. 심사 결과에 불복하면 분쟁심의회를 거쳐 민사소송으로 다투는 구조입니다.

공고 조항의 힘 판결요지 [1] · 이유 2 나 (1) (2)

법령과 업무위탁계약 어디에도 심사평가원이 청구할 수 있는 의료기관을 제한하거나 고를 권한을 주는 규정은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공고 조항은 진료실시 의료기관의 청구를 막아 청구권자를 제한한 것입니다.

그래서 대법원은 이 조항이 고시가 맡긴 「세부작성요령」이라는 문언의 한계를 벗어나고, 상위 법령이나 계약에 근거 없이 심사평가원이 업무 편의와 효율성을 위해 일방적으로 정한 규정에 불과하다고 보았습니다. 즉 진료실시 의료기관도 보험회사 등도 이 조항에 묶이지 않는다는 결론입니다.

심사를 거부당한 의료기관의 길 판결요지 [2] · 이유 2 나 (3)

지급의사와 한도를 통지받은 진료실시 의료기관이 심사평가원에 청구한 이상, 법이 정한 청구 방법은 지킨 것이고 심사평가원은 그 청구를 심사할 의무를 지게 됩니다.

대법원은 심사평가원이 업무 편의를 위해 일방적으로 만든 내부 규정을 들어 실체적 심사를 거부하는데도 보험회사 등이 이행 촉구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경우라면, 진료실시 의료기관이 보험회사 등을 상대로 진료수가를 직접 청구할 길이 열린다고 판시했습니다.

직접 청구를 막으면 의료기관이 이미 손에 쥔 청구권을 쓸 다른 유효 · 적절한 길이 마땅치 않다는 이유입니다. 결국 대법원은 예외적으로 직접 청구를 받아들인 원심 판단을 그대로 살렸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대법원이 다룬 것은 공고 조항의 구속력과, 심사가 거부된 진료실시 의료기관이 직접 청구할 수 있는 경우까지입니다.
  • 즉 이 판결의 물음은 자동차보험 진료비를 누구에게 어떤 길로 청구하느냐였고, 치료가 잘됐는지 따지는 의료사고 소송이 아니었습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청구는 심사평가원을 거치는 것이 원칙이었고, 대법원은 그 원칙 안에서도 심사평가원 내부 규정이 청구권 자체를 막지는 못한다고 정리했습니다.

의료인이라면

이 판결은 입원환자의 진료를 의뢰받아 실시한 의료기관도, 지급의사와 한도를 통지받았다면 진료수가 청구권을 취득한다고 보았습니다.

판결은 심사평가원이 내부 규정을 들어 실체 심사를 거부하는데도 보험회사 등이 이행 촉구 같은 조치를 하지 않는 경우에, 진료실시 의료기관의 직접 청구를 인정했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한편 이 판결에서 다툼은 의료기관과 공제사업자 사이의 진료비 청구 절차였고, 영상 검사를 받은 교통사고 환자들은 당사자 자리에 없었습니다.

판결은 진료수가 심사가 보험회사 등이 심사평가원에 맡긴 업무위탁계약에 따라 이뤄진다는 점에서 출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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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법원 2020. 12. 10. 선고 2019다279962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