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진료비

연명치료 중단 판결이 확정된 뒤의 진료비, 대법원은 중단을 명한 치료 말고는 기존 의료계약이 그대로 이어진다며 병원의 진료비 청구를 받아들인 원심을 유지했다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검토

인공호흡기를 떼라는 판결이 확정되고 한 달쯤 뒤 장치를 뗐지만, 환자는 200일 남짓 스스로 숨을 쉬다 세상을 떠났습니다. 밀린 진료비 약 8,697만 원을 두고 대법원은 의료계약이 중단을 명한 치료 밖에서는 계속 살아 있었다며 병원 쪽 손을 들었습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2016. 1. 28.
사건
2015다9769 · 민사
결론
상고 모두 기각(환자의 상속인 · 연대보증인 피고들)

무엇을 다퉜나

환자는 2008년 2월 원고 병원과 의료계약을 맺고 호흡기내과에 입원했습니다. 피고 가운데 한 사람은 보호자로, 다른 한 사람은 연대보증인으로 진료비를 함께 내기로 약정했습니다.

  • 이틀 뒤 폐종양 조직검사 중 출혈 등으로 심정지가 왔고, 심박동은 되살렸지만 뇌에 산소가 모자랐던 탓에 식물인간 상태로 남았습니다.
  • 환자 측은 2008년 6월 병원을 상대로 연명치료 중단 소송을 냈고, 인공호흡기를 제거하라는 판결은 2009년 5월 대법원(2009다17417) 상고기각으로 굳어졌습니다.
  • 병원은 2009년 6월 인공호흡기를 뗐고, 환자는 그 뒤 자발호흡으로 지내다 2010년 1월 숨졌습니다. 그 사이 가족의 요청으로 상급병실로 옮겼습니다.

총 진료비 약 8,712만 원 가운데 미납이 약 8,697만 원이었습니다. 여기에는 소송 중 인공호흡기 유지비용 약 124만 원, 상급병실 사용료 약 6,669만 원, 선택진료비 약 534만 원이 들어 있었습니다. 판결 확정 다음 날부터 인공호흡기를 뗀 날까지의 인공호흡기 유지 관련 본인부담금은 들어 있지 않았습니다.

병원이 상속인과 연대보증인에게 이를 청구했고 원심은 받아들였습니다. 피고들은 의료계약 해지의 방법과 효력이 생기는 때, 확정 뒤 치료비의 법리 등을 들어 상고했습니다.

법원이 본 것

연명치료를 그칠 수 있는 때 판결요지 첫 문단 · 이유 1 첫 문단

이 판결은 앞선 전원합의체의 법리에서 출발했습니다. 깨어날 가망도, 생명에 걸린 기능을 되살릴 가망도 없고 머지않아 숨질 것이 뚜렷한 때를 그 판결은 회복 불가능한 사망 단계로 묶었습니다.

그 단계의 환자가 자기결정권을 쓴 것으로 볼 수 있으면, 특별한 사정이 달리 없는 때에 연명치료를 멈추는 길이 열린다고 했습니다.

판결이 멈춘 것과 남긴 것 판결요지 둘째 문단 · 이유 1 둘째 문단

대법원은 환자가 미리 연명치료 거부 뜻을 밝히지 않은 채 그 단계에 들어서 환자 측이 직접 소송을 낸 경우, 특별한 사정이 달리 없는 때에는 중단 판결이 확정돼도 주문이 멈추게 한 치료만 빠지고 기존 의료계약은 나머지 범위에서 유효하게 존속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판결은 연명치료를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의료인에게 미리 밝혀 두는 것에 사전의료지시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 사건 진료비 이유 3

이 사건에서 판결 확정 뒤 허용되지 않게 된 것은 인공호흡기 부착이었고, 의료계약은 그 밖의 범위에서 이어졌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피고들은 소송 중의 인공호흡기 유지비용과 상급병실로 옮긴 뒤 사망까지의 상급병실 사용료를 포함한 미납 진료비를 낼 의무를 졌습니다. 대법원은 의료계약 해지의 방법과 효력, 다인실 전실 결정권 침해 등 피고들의 상고이유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판결이 다룬 것은 사전의료지시 없이 환자 측이 직접 소송을 낸 경우였고, 의료인에게 미리 뜻을 밝혀 둔 경우는 이 사건의 사실 밖이었습니다.
  • 이 판결이 다룬 것은 연명치료 중단 판결 확정 뒤 의료계약이 어디까지 이어지는지와 밀린 진료비의 범위였습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이 사건은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이 생기기 전, 환자 측이 소송으로 연명치료 중단을 구한 경우였습니다. 판결은 중단 판결이 의료계약 전체를 끝내는지, 주문이 정한 치료만 멈추는지를 갈랐습니다.

의료인이라면

이 판결은 연명치료 중단 판결이 확정돼도 기존 의료계약은 판결 주문이 중단을 명한 치료를 뺀 나머지 범위에서 그대로 존속한다고 보았습니다.

판결은 중단 판결 확정 전까지 든 인공호흡기 유지비용도 의료계약에 따른 진료비에 들어간다고 했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이 판결에서 가족의 요청으로 옮긴 상급병실의 사용료는 사망 때까지 미납 진료비에 포함됐습니다.

판결은 중단 소송을 낸 날부터 확정까지의 인공호흡기 유지비용도 진료비로 쳐서, 소 제기만으로 계약이 풀렸다고 보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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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5다9769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