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진료비

자기 차로 다치게 한 보행자를 병원에 싣고 와 치료를 맡긴 버스 운전수, 대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운전수가 치료비를 책임져야 한다며 운전수에 대한 병원 패소 부분을 깼다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자기 차로 다친 사람을 데려와 치료를 맡긴 운전수에게 치료비를 물을 수 있는지, 그 기준이 되는 판결입니다. 대법원은 치료비는 못 낸다고 미리 밝힌 경우 같은 예외가 아니면 운전수가 그 비용을 떠안는다고 보아, 운전수에 대한 병원 패소 부분을 깨뜨렸습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1980. 10. 14.
사건
80다1779 · 민사
결론
일부 파기환송(병원 상고 · 운전수 부분 병원 쪽 승 · 회사 부분 상고기각)

무엇을 다퉜나

1978년 11월 밤, 버스회사 소속 운전수가 버스를 몰다 도로를 건너던 보행자를 치어, 보행자가 오른쪽 대퇴골 분쇄골절과 뇌진탕 등을 입은 사고입니다.

이때 운전수는 곧바로 피해자를 원고가 경영하는 병원에 싣고 와 입원시켰고, 병원은 정해진 시술과 치료를 했습니다. 여기까지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 대목입니다.

다툼은 치료비에서 생겼는데, 병원은 운전수가 치료를 맡기면서 자신과 회사가 연대해 치료비를 내겠다고 했고 병원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원심은 이 주장에 맞는 증거를 배척하고, 치료비 약정이 없다며 운전수에게도 지급 의무가 없다고 보았고, 이에 병원 경영자가 대법원에 불복했습니다.

법원이 본 것

회사에 대한 청구 이유 1 · 3

먼저 대법원은 회사와의 연대지급 약정을 인정하지 않은 원심의 증거 취사를 수긍했습니다.

또 운전수에게 버스 운행에 관해 회사를 대리할 권한이 있다는 병원 주장도, 그렇게 볼 만한 자료가 없다며 물리쳤습니다.

치료를 맡긴 운전수 판시사항 · 판결요지 · 이유 2

대법원은 자기 차에 부딪혀 중상을 입은 피해자를 병원에 싣고 와 치료를 의뢰했다면, 치료비를 부담하지 않는다는 뜻을 명시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 없이는 치료비를 책임져야 마땅하다고 했습니다.

기록에는 그런 특별한 사정을 엿볼 만한 것도 없었는데, 원심은 치료비 약정이 없다는 것만으로 운전수의 지급 의무를 부정한 것입니다. 결국 대법원은 이 원심 판단이 입증책임을 거꾸로 지워 채증법칙에 어긋났다고 보았습니다.

입증책임은 어떤 사실이 증명되지 않으면 그 불이익을 누가 지는지를 정하는 것을 말합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대법원은 운전수 부분을 깨고 돌려보냈을 뿐, 운전수가 낼 치료비 금액은 이 판결에서 셈하지 않았습니다.
  • 또 병원이 구한 것은 치료비였을 뿐이어서, 이 판결은 의료사고를 다툰 재판이 아닙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이처럼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따로 약정이 없더라도, 자기 차로 다치게 한 환자를 데려와 치료를 맡긴 행위에 치료비 책임을 이어 붙였습니다.

의료인이라면

이 판결은 자기 차로 다치게 한 피해자를 데려와 치료를 의뢰한 운전수에게, 치료비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명시하는 등의 사정이 없으면 치료비를 물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다만 판결은 버스회사의 연대 약정도, 운전수의 회사 대리권도 증거가 없다고 보아 버스회사에 대한 병원의 상고는 기각했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이 판결은 병원과 치료를 맡긴 운전수 · 회사 사이의 치료비 다툼을 다뤘고, 다친 보행자는 이 소송의 원고 · 피고 어느 쪽도 아니었습니다.

한편 판결이 든 특별한 사정의 예는 치료비를 부담하지 않는다는 뜻을 명시한 경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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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법원 1980. 10. 14. 선고 80다1779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