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손해 산정

수액 중 숨이 찬 환자에게 큰 병원을 권한 의원, 혈압을 재지 않았다면 불성실한 진료일까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불성실 진료 위자료의 문턱을 가늠하려면 먼저 볼 판결입니다. 감기몸살로 동네 의원에서 영양수액을 맞던 환자가 숨이 차올라 의사가 큰 병원을 권했는데, 환자는 걸어 나온 지 몇 분 만에 쓰러진 사건입니다. 그래도 대법원은 혈압을 재지 않고 이송에 적극 나서지 않은 것만으로는 위자료를 물릴 만큼 불성실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2023. 8. 18.
사건
2022다306185 · 민사
결론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 파기환송

무엇을 다퉜나

그 뒤 환자는 끝내 깨어나지 못하고 심근경색으로 숨졌습니다. 그래서 소송은 가족이 이어받아 의원 의사에게 책임을 물은 것입니다.

  • 환자는 영양수액과 함께 항생제 ·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다가 30분쯤 지나 숨이 차고, 수액은 멈춥니다.
  • 이때 의사는 청진 등으로 천식이라 보고 스테로이드를 한 번 더 놓습니다.
  • 그런데 그 뒤에도 가슴이 답답하다고 하자, 의사는 환자와 가족에게 택시를 타고 큰 병원으로 가라고 권합니다.
  • 환자는 대기실에서 잠시 옆으로 쓰러지듯 누웠다가 다시 앉고, 가족의 부축을 받아 걸어서 의원을 나섭니다.
  • 그리고 5분이 지나지 않아 건물 앞에서 주저앉고, 구급차로 옮기던 중 심장이 멎습니다.

먼저 원심에서 사망 책임을 묻는 부분은 가족 쪽이 졌습니다. 구급차로 옮겼더라도 큰 병원에 닿기 전에 심장이 멎었을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원심은 숨이 찰 때 혈압 · 맥박 · 호흡수를 재지 않고, 계속 지켜보지 않고, 택시나 구급차를 불러 이송에 관여하지 않은 것을 참기 힘들 만큼 성의 없는 진료로 평가했습니다. 그에 대한 위자료는 별도로 인정했습니다.

결국 의사가 대법원에 판단을 구한 것은 이 부분입니다.

법원이 본 것

불성실 진료 위자료가 서는 자리 판시사항 · 판결요지 · 이유 3 가

대법원은 의료진의 잘못이 보통 사람 눈에도 참아 넘길 수 없을 만큼 불성실한 진료에 이르면 그 자체가 불법행위이고, 의사에게 위자료 책임이 따른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그렇게까지 불성실했다는 사실은 소송을 낸 환자 쪽이 입증할 일입니다.

임상의학 분야에서 요구되는 수준에 맞게 진료했다면 불성실하다고 할 수 없으니, 이 위자료는 현저한 주의의무 위반이 있을 때에만 섭니다.

또 이 위자료는 몸에 생긴 손해에서 오는 고통이 아니라, 불성실한 진료 그 자체가 남긴 고통에 대한 것입니다. 따라서 신체 손해가 없다고 가정해도 따로 위자료를 주는 것이 사회통념상 마땅할 만큼 고통이 무거워야 합니다.

이 사건에 대어 보면 이유 3 나

주사를 맞은 뒤 전원을 권유받고 부축을 받아 걸어 나왔다면, 혈압 등을 재지 않았거나 이송에 적극 나서지 않은 것만으로 그 한도를 넘었다고 할 수 없다는 쪽으로 대법원은 판단을 굳혔습니다. 그래서 위자료를 인정한 원심에는 법리 오해가 있어, 이 부분은 다시 재판하게 됩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사망과의 인과를 부정한 원심 부분은 가족 쪽이 상고하지 않아 대법원 판단 밖이었습니다.
  • 천식으로 본 진단과 스테로이드를 더 놓은 처치가 적절했는지는 이 판결의 쟁점에 오르지 않았습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결국 이 판결이 선을 그은 곳은 아쉬운 진료와 참을 수 없을 만큼 불성실한 진료 사이입니다. 즉 뒤쪽은 현저한 주의의무 위반을 전제로 하고, 그 증명은 환자 쪽에 있습니다.

의료인이라면

큰 병원을 권했고 환자가 걸어서 나갈 수 있었다는 경과가, 참을 한도를 넘었다고 보지 않은 대법원 판단을 받쳤습니다.

원심과 대법원이 같은 사실을 두고 달리 본 대목은 활력징후 측정과 이송 관여입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사망과의 인과가 서지 않아도 불성실 진료 위자료를 구할 수 있지만, 그 문턱은 현저한 주의의무 위반으로 높게 잡혔습니다.

그날 의원 안에서 무엇을 했고 무엇을 하지 않았는지가, 환자 쪽이 보여야 할 사실의 바탕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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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쟁점의 판례

출처 · 대법원 2023. 8. 18. 선고 2022다306185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