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시효

예측된 여명을 넘겨 산 사지마비 피해자의 추가 손해, 대법원은 늦어도 그 여명이 끝난 때부터 시효를 셌다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예측된 여명을 넘겨 살면서 생긴 손해라면, 시효가 언제부터 흐르는지부터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이 사건 피해자는 사지마비로 여명이 사고일부터 4.982년이라는 감정을 바탕으로 일시금 배상을 받았는데, 그 기간을 넘겨 살자 추가 손해를 청구했습니다. 대법원은 늦어도 예측된 여명이 지난 때부터 3년 시효가 흐른다며, 날마다 시효를 따로 센 원심을 깼습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2021. 7. 29.
사건
2016다11257 · 민사
결론
원심판결 중 피고 승계참가인(보험회사) 패소 부분 파기환송

무엇을 다퉜나

피해자는 2002년 4월 중앙선을 넘어온 마을버스에 부딪혀 경추 골절 등을 입었고, 버스 보험회사에 배상을 구하는 소를 제기한 것이 첫 소송입니다.

그 소송의 신체감정 결과는 사지마비 영구장애에 여명 4.982년(사고일 기준)입니다. 이를 토대로 법원은 일시금을 주고 나머지 권리를 모두 포기하는 화해권고결정을 했고, 2004년 1월 확정됐습니다.

여기서 화해권고결정이란 법원이 화해안을 정해 당사자에게 권하는 결정인데, 기한 안에 이의가 없으면 그대로 확정됩니다.

그런데 예측된 여명을 넘겨서도 생존하자 피해자는 2012년 7월 새 소송을 냈고, 소송 중 2016년 7월 숨져 상속인이 소송을 이었습니다.

원심의 셈법은 추가 손해가 생긴 날마다 3년 시효가 따로 흐른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소 제기 3년 전보다 앞서 생긴 몫만 시효로 소멸했다며, 그 뒤에 생긴 몫에 대한 보험회사 쪽 항변은 배척했습니다.

법원이 본 것

새로 생기거나 커진 손해의 3년 판결요지 [1] · 이유 1

손해를 알았다고 하려면 손해가 났다는 것만 알면 되고 그 크기까지 알 필요는 없어서, 상해 피해자는 대개 다친 때 손해를 안 것이 됩니다.

예외는 다칠 무렵 전혀 짐작 못 한 손해가 후유증으로 새로 나타나거나 손해가 예상을 넘어 불어난 경우입니다. 이때 그 부분의 3년은 그런 사정이 밝혀진 때부터 센다는 판례를 대법원은 되짚었습니다.

예측된 여명을 넘긴 생존 판결요지 [1] · 이유 1 · 2 나

대법원은 여명 예측을 토대로 일시금 배상이 이뤄진 뒤 피해자가 그 기간을 넘겨 살아 생긴 손해의 배상청구권은, 늦어도 예측된 여명기간이 끝난 때에는 3년 시효가 돌기 시작한다고 보았습니다.

물론 그 기간 안에 더 오래 살 것을 예상할 만한 사정이 생겼다면 시효는 그때부터 셉니다. 다만 이 사건에서는 여명 안에 그런 사정이 생겼다는 자료가 없었습니다.

그러니 날마다 시효가 따로 흐른다고 본 원심은 기산점 법리를 잘못 안 것이라며, 대법원은 보험회사 쪽 패소 부분을 파기합니다.

정기금이냐 일시금이냐 판결요지 [2] · 이유 2 다

앞으로 계속 들 치료비 · 개호비를 정기금으로 받을지 일시금으로 받을지는 원칙적으로 피해자가 고릅니다. 정기금은 일정한 간격을 두고 나누어 지급하는 배상 방식입니다.

하지만 남은 여명을 정하기 어려워 일시금이 현저히 불합리한 결과를 낳을 우려가 있으면, 피해자가 일시금을 구해도 법원은 정기금을 명할 수 있습니다. 특히 예측된 여명을 넘긴 뒤의 추가 손해는 새 예측이 더 불확실하니 일시금 결정에 더욱 신중하라는 당부도 붙었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이 기산점을 대어 추가 손해의 청구권을 어떻게 볼지는 원심이 환송 뒤 새로 셈할 일로 남은 부분입니다.
  • 정기금 방식을 이 사건에 명하라고 정한 것은 아니고, 법원이 고려할 점을 밝히는 데 머물렀습니다.
  • 또 마을버스 사고의 보험 배상 사건이라서, 진료가 적절했는가는 쟁점 밖입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예측된 여명기간은 앞선 배상을 셈하는 전제였는데, 그 기간을 넘긴 뒤의 새 청구에서는 시효를 재는 기준선이 된 셈입니다.

의료인이라면

이 판결은 신체감정이 내놓은 여명 예측을 손해배상 범위를 정한 전제로 보고, 그 기간이 지난 시점을 추가 손해 시효의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판결은 여명을 넘겨 산 뒤에는 새 여명 예측의 불확실성이 더 커진다고 봅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이 판결은 예측된 여명이 끝날 무렵이면 그 뒤 생길 손해를 내다볼 수 있었다고 보아, 시효가 날마다 새로 시작한다는 원심의 해석을 기산점 법리를 그르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판결은 장래 치료비 · 개호비를 정기금으로 받을지 일시금으로 받을지 원칙적으로 피해자가 고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시효 더 보기

같은 쟁점의 판례

출처 · 대법원 2021. 7. 29. 선고 2016다11257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