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해설손해 산정

재수술을 미룬 뒤의 일실수입은 누가 지나

김은정 변호사법무법인 CNE 김은정 의료전문변호사작성 검토

교통사고로 다친 젊은 환자가 한 병원에서 넓적다리뼈 고정술과 엄지 인대 재건술을 받았습니다. 원심은 엄지 수술이 다친 마디가 아닌 이웃 마디에 이뤄졌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면서도 재수술로 나아질 수 있는데도 몇 해 동안 받지 않았다며 그 뒤의 일실수입을 전부 떼어 냈습니다. 대법원은 재수술을 제때 받았더라도 남았을 장해 가운데 첫 수술 잘못으로 더해진 몫은 여전히 의료진 쪽이 진다고 보아 엄지 장해의 일실수입과 위자료에 관한 원심판결을 깼고, 넓적다리뼈 수술의 과실과 설명을 둘러싼 청구는 원심처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법원
대법원
선고
2006. 8. 25.
사건
2006다20580 · 민사
결론
원심판결 중 엄지 기저관절 운동장애로 인한 일실수입과 위자료에 관한 원고 패소 부분을 깨고 서울고등법원에 환송 · 원고의 나머지 상고는 기각

무엇을 다퉜나

환자는 치료한 의료법인과 주치의에게 배상을 구했습니다.

이 환자는 교통사고 때 오른쪽 대퇴골, 곧 넓적다리뼈의 목 부분이 부러져 이 병원에 들어왔고, 주치의에게서 뼈를 맞추고 금속 나사와 판으로 고정하는 수술을 받았습니다. 이어 대퇴골두에 피가 돌지 않아 뼈가 죽는 무혈성 괴사가 왔고, 다른 병원에서 인공관절로 바꾸는 수술을 받았습니다.

입원 중 오른손 엄지도 아파 주치의가 인대 재건술을 했습니다. 실제로 다친 곳은 엄지 끝에서 셋째 마디인 기저관절의 인대였는데, 수술은 둘째 마디인 중수-수지관절의 인대에 이뤄졌습니다. 기저관절은 아탈구된 채 움직임에 제한이 남았습니다.

수술 당시 환자는 미성년자였고, 군 복무를 마친 날부터 엄지 장해로 줄어든 일실수입을 청구했습니다.

1심은 넓적다리뼈와 엄지 두 수술 모두 과실로 보지 않고, 설명은 두 수술 다 부족했다며 위자료만 인정했습니다.

원심은 1심을 바꿨습니다. 넓적다리뼈 쪽은 과실도 설명의무 위자료도 인정하지 않았고, 엄지는 다른 마디에 수술한 잘못을 인정해 앞으로 들 치료비와 위자료를 주게 했습니다.

다만 엄지 장해는 재수술로 나아질 수 있는데, 환자는 수술이 잘못된 것을 안 뒤로 원심 때까지 재수술을 받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원심은 재수술에 필요한 상당한 기간을 약 5년으로 잡고, 그 뒤 일실수입은 의료진 쪽 책임이 아니라며 청구 전부를 배척했습니다. 이에 환자가 상고했습니다.

법원이 본 것

넓적다리뼈 수술과 그 앞뒤 치료 이유 1

원심은 대퇴골 수술 과정과 그 앞뒤 치료에서 주치의의 과실을 찾지 못했고, 무혈성 괴사 같은 후유증은 교통사고로 뼈가 부러질 때 혈관이 다친 데서 왔다고 추단했습니다. 대법원도 기록에 비추어 이 결론을 옳게 보았습니다.

설명을 둘러싼 위자료 이유 2

대법원은 94다27151 · 2000다46511 판결을 들었습니다. 설명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위자료를 청구하는 경우에도, 그 중대한 결과가 의사가 한 의료행위로 생긴 것이라야 한다는 법리입니다.

이 사건의 괴사는 의료행위의 결과가 아니었습니다. 따라서 설명 부족과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도, 자기결정권 침해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본 원심에 대법원도 동의했습니다.

손해가 커지지 않게 할 의무 판결요지 [1] · 이유 3

대법원은 99다10714 판결을 들어 손해경감의 원칙부터 적었습니다. 불법행위로 다친 사람에게도 손해가 커지지 않게 노력할 일반적인 의무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 의무가 수술을 받는 일이라면, 위험이 크거나 무겁거나 결과를 내다보기 어려운 수술까지 받아들일 의무는 없습니다. 반면 관례적인, 곧 흔히 행해지고 호전을 상당히 기대할 만한 수술이라면 받아들일 의무가 있어, 그 수술을 거부해 커진 손해는 다친 사람이 집니다. 필요한 줄 알면서 상당한 기간 안에 받지 않아 커진 손해도 같다고 했습니다.

그 기간이 지난 뒤의 손해 판결요지 [1] · 이유 3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상당한 기간이 지난 뒤 손해를 통째로 다친 사람 몫으로 돌리는 셈법에는 선을 그은 것입니다. 상당한 기간 안에 수술을 받았더라도 나아질 수 없었던 노동능력 상실 부분의 일실수입은, 그대로 배상 책임을 진 쪽이 부담한다고 했습니다.

이 사건에 맞추면 이렇습니다. 환자가 재수술이 필요한 줄 알면서 제때 받지 않았더라도, 그 사정만으로 이후 일실수입 전부가 환자 몫이 되지는 않습니다.

환자가 상당한 기간 안에 재수술을 받았을 때 남았을 노동능력 상실에서, 처음부터 제때 제대로 수술받았어도 남았을 상실을 빼고 나머지가 있다면, 그 몫의 장래 일실수입은 의료진 쪽 귀책이라고 했습니다. 환자에게 재수술을 받아들일 의무가 있다는 원심의 전제는 기록에 비추어 수긍했습니다.

원심이 더 심리할 것 판결요지 [2] · 이유 3

원심이 채택한 신체감정 결과는 셋을 말할 뿐이었습니다. 엄지 기저관절의 운동제한은 인대 재건술이나 관절고정술로 기능이 나아질 수 있고, 감정 때 노동능력상실률은 10% 정도이며, 수술로 불안정성이 치료되면 운동제한 정도에 따라 상실률을 다시 평가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원심은 다음을 더 심리한 뒤 손해의 범위를 정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 상당한 기간 안에 재수술을 받았다면 운동제한이 없어질 수 있었는지.
  • 운동제한이 남는다면 그것이 처음 교통사고 때문인지, 수술이 늦어진 때문인지.
  • 처음부터 제때 제대로 수술받은 것과 같은 결과를 기대하려면 어느 기간 안에 재수술이 이뤄져야 했는지.

원심은 재수술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그 뒤 일실수입 전부를 의료진 쪽 책임이 아니라고 속단했다고 판결은 짚었습니다. 위자료도 원심이 액수를 정하며 참작한 사정이 그대로 유지될 수 없어 함께 파기됐습니다.

결국 엄지 기저관절 장해에 따른 일실수입과 위자료 부분만 서울고등법원에서 다시 심리하게 됐습니다. 환자의 다른 상고는 이유 없다고 보았습니다.

판단하지 않은 것

  • 상당한 기간이 몇 해인지는 판결이 말하지 않았습니다. 약 5년이라는 원심의 셈을 두고도 맞다거나 틀리다고 하지 않았고, 어느 기간 안에 재수술이 이뤄져야 했는지를 원심이 심리할 물음으로 남겼습니다.
  • 엄지 수술의 과실은 상고심에서 다투어지지 않았고, 원심이 인정한 그 잘못을 전제로 대법원은 손해의 범위만 보았습니다.

실무에서 읽는 법

손해를 줄일 의무가 어디까지이고, 그 선을 넘어선 손해는 누가 지는지가 한 판결 안에서 함께 그어졌습니다.

의료인이라면

대퇴골두 괴사는 교통사고 골절 때의 혈관 손상에서 온 것으로 보아, 넓적다리뼈 수술의 과실도 설명의무 위자료도 서지 않았습니다.

재수술로 상당히 나아질 수 있는 장해라면 다친 사람에게도 관례적인 수술을 받아들일 의무가 있다는 원칙은 이 판결에서 그대로 확인됐습니다.

환자와 가족이라면

넓적다리뼈 수술 전 설명을 두고 낸 청구도, 결과가 의료행위에서 생긴 것이 아니라는 판단 아래서는 위자료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재수술을 미룬 뒤의 일실수입이라도, 제때 받았어도 남았을 장해 가운데 첫 수술 잘못으로 더해진 몫까지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이 대목이 파기의 이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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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6다20580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이 해설은 판결 원문을 쉬운 말로 옮긴 것이며, 개별 사건의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