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분석

응급실 귀가 뒤 뇌동맥류 파열 · 화해권고결정

환자 측이 낸 진료기록을 보면, 같은 뇌 CT를 두고 영상의학과 판독 결과지에는 동맥류 의심 소견이 있었고 응급실 전공의의 기록에는 동맥류 언급이 없었습니다.

응급의학·신경외과영상 판독·귀가 설명화해권고결정 · 법원 판단 없음
무슨 일이 있었나

새벽 응급실에서 뇌 CT를 찍고 귀가한 환자가 그날 아침 의식을 잃고 다시 실려 왔습니다. 환자는 19일 뒤 숨졌습니다.

무엇을 다퉜나

환자 측은 전공의가 CT의 동맥류 소견을 놓쳤고, 귀가 때 대처법도 알려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어떻게 끝났나

법원은 과실을 판단하지 않고 화해권고결정을 냈습니다. 의료인 측이 연대하여 5억 원을 지급하라는 내용입니다.

결정 금액
5억 원화해권고결정 · 지급 기한 2022년 9월
청구 금액
8억 6,857만 원소장의 7억 원에서 넓힌 금액
걸린 시간
약 16개월소장 접수부터 결정까지 479일
진료기록 감정
두 분야신경외과 · 영상의학과
책임 제한 비율
판단 없음판결이 아니어서 존재하지 않습니다
인정 비율
해당 없음인정·기각을 가른 판단이 없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아래 시각은 환자 측이 낸 소장과 거기 실린 진료기록에서 왔습니다. 소장은 환자 측이 소송을 시작하며 법원에 낸 서면입니다. 법원이 그 내용을 사실로 인정한 것은 아닙니다.

환자는 이틀 전 두통과 체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전날에는 개인 의원에서 혈압이 높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새벽 1시쯤 환자는 간호사인 지인에게 증상을 물었습니다. 지인은 이어지는 두통과 구토가 뇌혈관 문제일 수 있다며 큰 병원 응급실에 가 보라고 권했습니다.

  • 01:34환자가 응급실에 도착합니다. 심한 두통과 메스꺼움(오심)을 호소했고, 고혈압 병력이 없는데 혈압은 156/100이었습니다. 소장은 환자가 지인의 조언대로 뇌혈관 문제가 걱정된다고 의료진에게 직접 말했다고 적었습니다.
  • 01:53응급의학과 전공의(전문의가 되려고 수련 중인 의사)가 조영제(혈관이 잘 보이도록 핏줄에 넣는 약)를 쓰지 않고 뇌 CT를 찍습니다(비조영 CT).
  • 01:57간호기록에는 환자가 검사를 마치고 응급실로 돌아왔고, 전공의가 진찰하며 상태를 설명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소장은 이때 전공의가 이상 소견이 없다며 진통제를 처방하고 귀가를 지시했다고 적었습니다.
  • 03:11환자가 귀가합니다.
  • 03:49환자가 지인에게 문자를 보냅니다.
  • 07:39환자가 집에서 구토하며 의식을 잃습니다.
  • 08:18환자가 119 구급차로 같은 응급실에 다시 실려 옵니다. 소장은 이때 환자가 심정지 상태였다고 적었습니다.
  • 08:24처음 진료한 전공의를 포함한 응급의학과 의료진이 심폐소생술로 환자를 소생시킵니다.
  • 09:07조영제를 넣고 찍은 뇌 CT에서 넓게 퍼진 지주막하출혈과, 기저동맥(뇌 아래쪽을 지나는 큰 혈관)의 위쪽 끝(첨단부)에 생긴 동맥류(18.4×17.0mm)가 터진 소견이 나옵니다. 동맥류는 혈관 벽이 약해진 자리가 바깥으로 부풀어 오른 것입니다. 지주막하출혈은 뇌를 싼 막 아래로 피가 번진 것입니다.
  • 10:35신경외과 의료진이 코일색전술(혈관 안으로 관을 넣어 동맥류를 코일로 막는 시술)과 뇌실외배액술(뇌 속에 고인 액체를 관으로 빼내는 시술)을 시행합니다. 시술을 마친 뒤 의료진은 중환자실에서 환자를 지켜봅니다.
  • 사흘 뒤뇌파검사에서 뇌사 소견이 나옵니다.
  • 19일 뒤응급실에 처음 온 날부터 19일 뒤 환자가 숨집니다. 사망진단서에 적힌 사인은 뇌출혈, 그로 인한 뇌부종(뇌가 부은 것), 그로 인한 뇌간(뇌와 척수를 잇는 부분) 마비입니다.

무엇을 다퉜나

환자 측은 소장에서 세 가지를 주장했습니다.

  • 진단 과실전공의가 CT 영상을 정확히 판독하지(읽어 내지) 못해 동맥류 소견을 놓쳤고, 진통제만 처방해 귀가시켰다는 주장입니다. 환자 측은 촬영 4분 뒤인 01:57에 결과를 설명한 것도 영상을 꼼꼼히 보지 않았다는 근거로 들었습니다.
  • 요양지도의무 위반요양지도의무는 귀가하는 환자에게 생길 수 있는 위험과 대처법을 알려 줄 의무입니다. 환자 측은 CT에서 동맥류가 보였다는 점을 떠나서도, 조영제를 쓰지 않은 CT만으로는 동맥류를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도 의료진이 혈관을 찍는 검사(CTA·MRA)를 하지 않았고, 동맥류 가능성과 두통이 이어질 때 할 일도 알려 주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 인과관계인과관계는 그 잘못 때문에 그 결과가 생겼다는 연결을 말합니다. 환자 측은 10mm 이상이고 기저동맥에 있으며 증상이 있던 동맥류는 터질 위험이 높아 바로 치료할 대상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틀 전부터 이어진 두통도 파열을 앞둔 경고 두통으로 보았습니다. 의료진이 01:53 CT로 동맥류를 찾고 환자를 입원시켜 지켜봤다면, 마취 시간을 더해도 2시간이 걸리지 않는 코일색전술을 07:39 전에 마쳤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입니다.

환자 측은 전공의라도 주의의무(의사가 환자의 위험을 막으려고 다해야 하는 주의)가 가벼워지지 않는다며 대법원 판결(92도2345)을 들었습니다. 소장이 옮긴 그 취지에는 「야간 응급실에 근무하는 등의 긴급한 필요가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전문의의 지도를 받아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습니다. 환자 측은 그 병원에 전문의와 영상의학과·신경외과 의료진이 상주해 협진할 수 있었는데도 전공의가 혼자 판독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같은 CT를 응급실 전공의와 영상의학과가 따로 판독해 각자 기록을 남겼습니다.

응급센터 경과기록지 · 응급의학과 전공의 · 영문 기재를 옮김뇌 CT상 뚜렷한 출혈이나 골절 없음CT에 뚜렷이 보이지 않는 미세골절·미세출혈·지연성 출혈의 가능성을 설명했고, 귀가 뒤 두통이나 다른 신경 증상이 생기면 즉시 다시 와 정밀검사를 받도록 교육했다고 적었습니다. 동맥류는 적혀 있지 않습니다.
영상의학과 판독 결과지 · 01:53 촬영분 · 영문 기재를 옮김기저동맥 첨단부 동맥류 의심(R/O) · 2.0×1.8cm결론 칸의 소견입니다. R/O는 의심 소견에 붙이는 약어입니다. 판독 소견에는 기저동맥 위쪽 끝에 CT에서 하얗게 보이는 주머니 모양 병변(고밀도 낭성 병변)이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 밖의 뇌와 뼈에는 뚜렷한 이상이 없다고 적었습니다.

소장에 실린 판독 결과지에는 촬영 시각(01:53)만 있고, 영상의학과가 언제 판독했는지는 적혀 있지 않습니다.

환자 측은 경과기록지에 적힌 교육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다퉜습니다. 근거로 낸 것은 귀가 직후 03:49에 환자가 지인에게 보낸 문자입니다.

03:49 문자 · 환자 측이 증거로 낸 것환자는 응급실에서 CT를 찍었는데 이상이 없다고 해 수액을 맞았다고 적었습니다. 머리가 너무 아파 뇌혈관 문제인 줄 알았다고도 적었습니다.

환자 측은 이 문자와, 환자가 귀가 뒤 두통을 참고 다시 오지 않은 사정을 들었습니다. 환자 측은 이 교육 기록을 두고 「사후에 기재하였거나, 망인에게 설명하지 않았음에도 해당 문구를 기계적으로 기재하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됩니다」라고 적었습니다.

어떻게 끝났나

2022년 7월 법원은 화해권고결정을 냈습니다. 화해권고결정은 법원이 판결 대신 양쪽에 내놓는 해결안입니다. 결정문을 받은 날부터 2주 안에 어느 쪽도 이의를 내지 않으면, 이 결정은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집니다. 이 글은 2022년 7월 결정까지를 다룹니다.

  • 지급병원을 운영하는 법인과 전공의가 연대하여 2022년 9월까지 5억 원을 지급하라는 것입니다. 연대는 둘 중 어느 쪽에든 5억 원 전부를 청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 지연손해금의료인 측이 지급을 늦추면 기한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지연손해금을 더해 내야 합니다. 지연손해금은 배상금을 늦게 준 데 대한 이자입니다.
  • 포기한 것환자 측은 나머지 청구 3억 6,857만 원과, 사고일부터 붙여 달라고 한 지연손해금을 포기합니다.
  • 소송비용양쪽이 각자 부담합니다.
  • 법원의 판단법원은 과실, 인과관계, 손해액 가운데 어느 것도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5억 원의 산정 근거도 결정문에 없습니다.
결정 제3항
원고는 피고들에 대하여 향후 소외 [고인]의 사망과 관련하여 민사·형사·행정을 포함한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다.

소송을 낸 환자 측(원고)이 의료인 측(피고들)에게 하는 약속입니다. 앞으로 이 죽음을 두고 다시 소송을 내거나, 고소하거나, 행정기관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내용입니다.

환자 측의 청구액은 한 번 바뀌었습니다. 2021년 3월 소장은 계산한 손해 8억 3,988만 원 가운데 일부만 청구하며 「이에 원고는 일부금으로 700,000,000원을 청구하고, 추후 청구취지를 확장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적었습니다. 2022년 5월 환자 측은 퇴직금 손해에서 빼는 금액을 유족이 이미 받았거나 앞으로 받을 급여로 바꿔 다시 계산했습니다. 그리고 8억 6,857만 원 전부를 청구했습니다. 결정문이 가리키는 청구는 이 바뀐 쪽입니다.

일하지 못한 손해 일실수입. 정년까지의 급여와 그 뒤 일할 수 있는 기간의 노임에서 생계비 3분의 1을 빼고 사고 당시 값으로 바꾼 금액620,875,705원
받지 못하게 된 퇴직금 정년 때 받을 퇴직금을 사고 당시 값으로 바꾸고 유족이 이미 받았거나 앞으로 받을 급여를 뺀 금액112,691,796원
고인의 위자료 위자료는 정신적 고통에 대한 돈80,000,000원
고인에게 생긴 손해 (유족이 상속)813,567,501원
장례비5,000,000원
유족의 위자료50,000,000원
청구 금액 (2022년 5월 넓힌 뒤, 환자 측 계산)868,567,501원
화해권고결정500,000,000원

무엇이 갈랐나

결정문이 이유로 적은 것은 한 문장입니다.

위 사건의 공평한 해결을 위하여 당사자의 이익, 그 밖의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다음과 같이 결정한다. 화해권고결정문

감정은 법원이 다른 의료기관에 진료가 적절했는지 서면으로 물어 답을 받는 절차입니다. 결정문 본문에는 「감정」이라는 단어가 없습니다. 그래서 감정이 결정을 이끌어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순서만 적습니다.

  • 2021.03환자 측이 7억 원을 청구하는 소장을 냅니다.
  • 2021.07의료인 측이 답변서를 냅니다.
  • 2021.10환자 측이 신경외과(뇌혈관) 진료기록 감정을 신청합니다.
  • 2021.11의료인 측도 같은 분야 감정을 신청합니다. 신경외과 감정 기관이 회신합니다.
  • 2021.12신경외과 감정 기관이 한 번 더 회신합니다. 환자 측이 영상의학과 감정을 신청합니다.
  • 2022.02영상의학과 감정 기관이 회신합니다.
  • 2022.03의료인 측이 신경외과 보완감정(앞선 감정에 더 묻는 것)을 신청합니다.
  • 2022.04신경외과 감정 기관이 법원의 추가 질의(사실조회)에 답합니다.
  • 2022.05환자 측이 청구를 8억 6,857만 원으로 넓힙니다.
  • 2022.07법원이 화해권고결정을 냅니다.

다툼의 중심에 있던 자료는 영상의학과 판독 결과지입니다. 환자 측은 진단 과실의 근거로 이 결과지를 냈습니다. 신경외과 감정 회신이 두 번 온 뒤, 환자 측은 영상의학과 감정도 신청했습니다.

같은 일이라면 무엇부터

  1. 응급실 기록과 따로 영상의학과 판독 결과지를 받아, 판독 시각이 적혀 있는지 확인하십시오.
  2. 귀가할 때 들은 설명은 그날 적어 두고, 주고받은 문자는 시각이 보이게 그대로 보관하십시오.
  3. 화해권고결정을 받으면 2주 안에, 금액과 함께 앞으로 다시 다투지 않겠다는 조항의 범위를 검토하십시오.

사례는 의뢰인 동의를 받아 신원이 드러나는 정보를 지우고 게시하며, 어떤 사례도 동일한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인용은 화해권고결정문과 그에 붙은 서면 그대로입니다. [ ]는 이름을 가리거나 원문의 오기를 바로잡은 곳, …는 줄인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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